"우리 투수들이 원체 좋으니 선취점 내면 SK가 포기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베테랑의 힘을 제대로 보여 준 결정적인 한 방이었다.
강봉규는 3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SK와의 한국시리즈 5차전에 6번 좌익수로 선발 출장, 0-0으로 맞선 4회 1사 후 상대 선발 브라이언 고든의 2구째 직구(144km)를 받아쳐 좌측 펜스를 넘기는 솔로 아치로 연결시켰다. 비거리 110m. 맞는 순간 홈런을 직감할 만큼 제대로 맞았다.

강봉규의 결승 솔로포에 힘입은 삼성은 SK를 1-0, 한 점차로 제압하고 시리즈 전적 4승 1패로 역대 5번째 우승기를 거머쥐었다. 강봉규는 경기가 끝난 뒤 기자단에 의해 한국시리즈 5차전 MVP로 선정되는 기쁨을 더했다.
경기가 끝난 뒤 공식 기자회견에서 강봉규는 "우리 투수들이 원체 좋은데다가 SK 타자들이 지쳤으니 선취점을 내면 포기하지 않을까 생각했다"면서 "우리 투수들이 지킬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고 투수들에 대한 굳은 믿음을 드러냈다.
또한 강봉규는 故 장효조 감독에 대한 그리운 마음도 드러냈다. 강봉규는 "2군에 있을 때 항상 감독님이 편하게 해 주셨다"며 "제가 운동 할 수 있는 최고의 조건을 만들어 주신 분이 장효조 감독님"이라고 전했다. 또한 "여유있게 준비하라며 항상 편하게 해 주셨다"고 그리워했다.
끝으로 강봉규는 "제가 1군에 올라오고 장효조 감독님이 갑자기 돌아가셧다. 얼굴이라도 뵈었으면 좋았을 텐데"라며 "찾아뵈려 했는데 병문안 자체가 안 된다고 해서 못 뵈었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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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