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무이한 50S 시즌' 오승환, 시즌 MVP도 굳히나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11.01 06: 42

47+3.
삼성 마무리투수 '끝판왕' 오승환(29)이 유일무이한 50세이브 시즌을 완성시켰다. 오승환은 지난달 3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SK와의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1-0으로 리드하던 8회 2사 2루에서 구원등판, 1⅓이닝을 무실점 퍼펙트로 막고 세이브를 따내며 5번째 우승을 마무리했다. 한국시리즈 4경기 6이닝 무실점으로 당당히 생애 두 번째 시리즈 MVP까지 거머쥐었다.
페넌트레이스에서 47세이브를 거두며 아시아 한 시즌 최다 세이브 타이 기록을 세운 오승환은 한국시리즈에서도 3개의 세이브를 추가했다. 도합 50세이브로 2011년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공식 기록은 아니지만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팀의 50경기를 직접 마무리했다는 건 상징적인 의미를 지닌다.

페넌트레이스에서 오승환은 무결점 마무리였다. 54경기 1승47세이브 평균자책점 0.63. 블론세이브는 단 1개로 세이브 성공률이 무려 97.9%였다. 57이닝을 던지는 동안 안타 27개와 볼넷 11개를 내줬을 뿐 탈삼진만 76개나 기록하며 4실점밖에 허용하지 않았다. 피안타율 1할4푼, WHIP 0.67, 9이닝당 탈삼진 12.0개였다.
그런 오승환의 유일한 약점으로 지적된 것이 '1이닝 마무리'라는 말이었다. 삼성은 정현욱·안지만·권오준·권혁 등 오승환 앞에서 완벽하게 막아줄 수 있는 특급 구원 투수들이 차고 넘쳤다. 굳이 오승환이 많이 던질 필요가 없는 마운드 구조였다. 그러나 과거의 마무리에 비해 부족한 투구이닝은 약점 아닌 약점이었다.
하지만 한국시리즈에서 오승환은 1이닝 이상 던질 수 있는 마무리투수라는 걸 증명했다. 1차전 1⅔이닝, 2차전 2이닝, 5차전 1⅓이닝을 던졌다. 특히 2차전과 5차전은 동점 및 역전 주자가 나간 상태에서 지켜낸 터프세이브였다. 승계주자 역시 5명을 받았지만 누구도 홈으로 불러들이지 않았다. 페넌트레이스에서도 오승환은 터프세이브 2개에 1점차에서 거둔 세이브가 19개였으며 승계주자 실점률은 7.7%(1/13)였다.
한국시리즈 4경기에서 오승환은 6이닝을 던지며 2피안타 무사사구 8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삼성이 이기는 경기마다 오승환이 직접 마무리했다. SK는 마지막 순간 오승환 앞에서 1점이라는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며 무릎을 꿇었다. 오히려 경기 종반으로 흐를수록 쫓기는 모습이었다. 오승환이 미치는 영향은 기록 이상이었다.
류중일 감독은 우승 후 "MVP는 오승환이다. 부상에서 돌아와 얼마나 해줄지 걱정했는데 너무 잘해줬다"며 고마워했다. 오승환도 "마무리로서 할 수 있는 건 다했다"며 유일무이한 50세이브 시즌에 대해 만족감을 드러냈다.
지금껏 마무리투수로 이보다 완벽한 시즌은 없었다. 올해의 오승환이 시즌 MVP를 받지 못한다면 앞으로 마무리투수 MVP는 영영 없을지도 모른다. 그는 시즌 MVP에 대해 "마무리투수가 한계가 있는 것을 알지만 아마추어와 프로에서 불펜 투수들이 고생하고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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