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해야 하는 훈련 제대로 하겠다".
프로야구 마무리훈련은 보통 신진급 선수 위주로 꾸려진다. 한 시즌 동안 1군에서 활약한 주전급 선수들은 휴식 차원에서 빠지기 마련. 그런데 한화 '명품 내야수' 한상훈(31)은 1일부터 일본 나가사키에서 시작되는 팀의 마무리훈련에 참가한다. 부활을 위해 마무리 캠프를 자청한 장성호에 이어 팀 내 서열 2위.
한상훈은 마무리훈련 참가 이유에 대해 "내년에는 3할을 치기 위해서"라며 웃었다. 그는 "어차피 해야 하는 훈련 제대로 하겠다. 풀타임으로 뛰었지만 시즌이 끝난 후 열흘 정도 쉬면서 충분히 회복했다. 가족이 생겨서 그런지 회복 속도가 빨라졌다. 나이를 먹을수록 회복력이 좋아진다"며 농담을 던졌다.

하지만 그냥 참가하는 훈련이 아니다. 그는 "올해 만족할 만한 성적이지만 그래도 아쉬움이 남았다. 3할을 목표로 했는데 미치지 못했다. 타격을 더 보완해야 한다"고 말했다. 올해 한상훈은 데뷔 후 가장 높은 타율 2할6푼9리과 가장 많은 3홈런 34타점 16도루를 기록했다. 그런데도 만족보다는 아쉬움이 더 컸다. 목표를 크게 세웠기 때문에 만족을 모른다.
요즘 한상훈은 KIA 이용규의 타격 동영상을 보는데 많은 시간을 쏟았다. 그는 "이용규가 어떻게 치는지를 동영상을 통해 많이 연구하고 있다. 2번타자이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용규처럼 상대팀을 괴롭힐 수 있을까 싶은 생각에서다"고 설명했다. 같은 좌타자인 이용규의 타격 스타일을 한상훈은 롤모델로 삼았다. 마무리훈련 참가의 이유이기도 하다.
그는 "스윙을 간결하게 만들고 싶다. 조금 더 부드럽고 간결한 스윙의 필요성을 느낀다"며 "요즘 타격 연습할 때에도 밀어치기에 중점을 뒀다. 간결하고 부드러운 스윙으로 밀어치기를 많이 한다면 내년에는 더 좋은 타구가 나오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한대화 감독도 "한상훈을 캠프에서 무리시킬 생각은 없다. 다만 타격에서 부족한 점을 보충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상훈은 "요즘 한국시리즈를 보니까 2006년 생각이 많이 나더라. 그때 이런저런 경험과 즐거웠던 추억들이 떠오른다"며 "우리가 2008년부터 포스트시즌에 나가지 못했다. 이제는 뭔가 좀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가을 잔치에 대한 간절함. 내년 시즌 더 큰 성공을 위해 한상훈은 마무리훈련부터 일찍 준비에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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