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나라 “연애 꾸준히 했지만 결혼은...”
OSEN 이혜린 기자
발행 2011.11.01 09: 43

지난 상반기 KBS ‘동안미녀’로 성공적인 국내 복귀를 해낸 배우 장나라가 “처음엔 정말 걱정을 많이 했다. 이제 조금씩 다양한 역할에 욕심이 난다. 나이가 들면서 새로운 걸 해보는 것도 재밌다”고 말했다.
중국활동 8년만에 첫 주연 영화 ‘플라잉 위드 유’를 찍게 된 그는 지난달 30일 중국 베이징의 풀만 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제작발표회를 마치고 취재진과 만나 이같이 밝히며, 중국활동시 느꼈던 외로움과 ‘동안미녀’로 인해 얻은 호평, 앞으로의 목표 등에 대해 말했다.
그는 “화장을 지우면 팜므파탈 연기도 가능하다. 드라마 ‘히트’ 속 고현정 선배님같은 중성적인 역할도 해보고 싶다. 김수로, 정진영 선배님과 멜로 연기도 해보고 싶다”고 욕심을 내비쳤다.

또 “내년이 한중 수교 20주년인데, 양국이 ‘진짜’로 화합할 수 있는 공연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플라잉 위드 유’는 장나라가 대만의 꽃미남 스타 임지령과 주연을 맡은 제작비 72억원짜리 영화로, 말괄량이 재벌2세 허치엔치엔(장나라 분)이 정략 결혼 이틀 전 운명의 남자 쉬이판(임지령 분)을 만나면서 벌어지는 내용의 코미디물이다.
다음은 일문일답.
그동안 중국에서 영화 출연 제의가 많았는데, 이 작품을 택한 이유는.
-이 시나리오가 제일 재밌었다. 중국 활동하면서 좋았던 건, 대본과 시나리오가 편견에 관계없이 되게 다양하게 들어왔다. 그 점이 좋았다.
23세 역할이다. 스스로 동안이라고 느끼나.
-느낀다.(웃음) 옅게 화장하면 되게 어려보인다. 그런데 화장을 안하면 내 나이로 보인다. 자다 일어나면 좀 더 들어보이기도 한다. 드라마나 영화는 다큐가 아닌데, 배우가 자기 나이와 다른 역할을 하는 것에 대해 한정적이지 않나. 다큐가 아니기 때문에, 꼭 나이에 맞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상대역이 임지령이다. 어렸을 때 청춘스타였을텐데, 감회가 새롭겠다.
-내가 중학교때 책받침에서 자주 뵀다.(웃음) 진짜 신기한 건 그분이 정말 동안이신 거다. 난 약간 페이크인데, 그분은 ‘리얼 동안’이다. 중국 활동을 하다보니 어렸을 때 영화에서 봤던 분들 만나게 되는데, TV를 보는 것 같다. 한국에서도 마찬가지다. 어느 시상식에서 장동건, 이영애 선배님을 뵀는데, 신기했다.
중국 드라마를 찍으면서 배운 점은.
- 중국 드라마는 집중력 향상 프로그램 같다. 한국처럼 출퇴근하면서 여기저기서 촬영하는 게 아니라 한 장소에 확 몰아넣고 다 끝낸다. 대본이 다 나온 상태라서, 처음부터 끝까지 장소에 맞춰서 랜덤으로 촬영하는 거다. 그래서 대본을 처음부터 끝까지 인지 안하면 연결이 안된다. 밤을 새긴 하지만 한국 드라마가 감정 연결은 쉽다.
중국 활동하면서 가장 인상깊었던 순간은.
- 2008년 스촨성 대지진때다. 나는 가장 재앙을 맞았던 동네의 앞동네까지 가봤었는데, 거기 분들이 생존자라고 표현하기에도 되게 밝아보이셨다. 집이 무너지고, 밭이 갈라졌는데 그 상황에서 살아있다는 사실을 즐겁게 생각하시더라. 나 같으면 집이 무너졌다고 미칠 것 같았을텐데, 그 분들은 빙그레 웃고 계셨다. 내가 그동안 잘못 살았나 라고 생각했다.
 
아, ‘금방 도착해요’란 말도 인상적이다. 차 멀미를 심하게 하는 편인데 서너시간 차 타고 가는 걸 ‘금방’이라고 표현한다. 밥 먹으로 한시간 30분을 간다는 건 아직도 잘 적응이 안된다.
아직도 중국에서 적응 안되는 게 있다면.
- 닭머리가 식탁 위에 올라와있을 때가 있다. 걔를 보면 먹기가 너무 힘들다. 새를 무서워하는 편이다.
내년이 한중 수교 20주년이다. 한중교류에 어떤 역할하고 싶나.
- 연기 잘하고, 노래 잘해야지. 그거 말고는 내가 정치인도 아니고 김연아처럼 어마어마한 선수도 아니고. 난 일개 연예인이기 때문에 그냥 열심히 활동하겠다.
공연은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진짜로 화합되는 공연. 가끔 보면 한쪽이 과시하는 공연이 있는데, 반대편에서는 그게 거북해보인다. 그냥 양국이 잘 어우러져서 진짜 우정을 느낄 수 있는 공연을 해봤으면 좋겠다.
중국 진출하려는 후배들에게 해주고픈 조언이 있다면. 
- 나는 솔직히 비지니스적인건 전혀 모르겠다. 그런데 사실 비지니스적인게 중요한건데.(웃음) 내가 해 줄 수 있는 말은, 처음 왔을 때 담을 쌓기가 쉬운데 그렇게 되면 정말 힘들다는 거다. 
그 ‘담’은 뭘 뜻하는 건가.
-나는 처음에 정말 깜짝 놀랐다. 어떻게 1편부터 30편까지 한꺼번에 찍지. 점심시간이 왜 20분밖에 안되지. 그런 것들이 되게 생소하고 불편했고, 이상하게 느꼈다. 그런데 다행히도 좋은 분들이 잘해주셔서, 편견 쌓기도 전에 다 좋아졌던 거 같다.
중국 활동 8년, 뭐가 제일 힘들었나.
- 가장 힘들 때는 촬영 끝나고 숙소에 들어가서 앉아있을 때. 처음엔 그게 외로워서 힘든건지 몰랐다. 촬영 일찍 끝나니까, 와서 대본 밖에 안보는 거다. 반신욕 하고 대본 보면서 콜라 한캔 먹는 게, 늘 같은 패턴이었다.
지금은 그래도 작품할 때 나가서 꼬치도 사먹고 그런다. 되게 좋더라.
언어 문제도 있었겠다.
- 언어보다는 성격적인 거다. 요즘에는 혼자 가만히 있는 게 안좋다는 걸 알게 됐다. 일산에 있을때도 매일 나간다. 할 일 없어도 커피 한잔 먹고 들어오고.
그런 시점에서 ‘동안미녀’로 받은 호평은 많이 반가웠겠다.
- 연기를 하면서 어떻게 보실까 걱정을 많이 했다. 다작을 하지 못한 사람으로서 갖고 있는 ‘확신 없음’이랄까. 연기하고 돌아설 때마다 되게 불안하고 많이 어려웠다. 그런데 의외로 많이 좋게 봐주신 거 같아서 기뻤다. 그렇다고 자신감이 불끈 솟아오른 건 아니지만, 욕심이 생겼다.
다른 이미지의 역할도 해보고 싶지 않나.
- 나를 편견없이 본다면, 되게 많은 걸 해볼 수 있을 것 같다. 화장 지우면 팜므파탈이다.(웃음) 딱히 ‘동안미녀’가 계기가 돼서라기보다는 내 안에서, 욕심이 계속 자라나고 있다.
그런데 기회가 잘 안온다. 최근에는 드라마 ‘히트’에 여형사 역할 같은 걸 해보고 싶다. 남성성이 강한 역할. 내가 좀 남성적이라 재미있을 것 같다. 이렇게 나이 드는 것도 재미있다. 계속 변화할 수 있으니까.
벌써 데뷔 10년이다. 어떻게 생각하나.
- 항상 감사드린다. 늘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감사한 일이 더 많이 생겼다. 그래서 어려운 일이 생겨도 그렇게 기절초풍은 안한다.(웃음)
내년에 한국 작품도 할 예정일텐데, 호흡을 맞춰보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 정진영 선배님! 남자로서 되게 매력이 있으시다. 김수로 선배님과도 연기해보면 재미있을 것 같다. 젊은 배우 중에는 박기웅도 색깔 있는 연기를 하는 것 같아서 곡 한번 호흡을 맞춰보면 좋을 것 같다. 드라마는 SBS ‘싸인’을 재미있게 봤다. 그 감독님과 작품을 해봤으면 좋겠다.
결혼 생각은 없나.
- 요새는 생각이 없다. 연애는 꾸준히 잘 했는데, 결혼으로 이어지는 건 되게 어려운 일 같다. 예전엔 결혼하는 사람들이 부러웠는데, 이제는 결혼은 둘째치고 연애도 못하겠다. 어떻게 해야 서로 아끼고 사랑하는 연애할 수 있을까부터가 의문이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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