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시즌 프로야구, 이만수 '헐크액션' 어떻게 소화할까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1.11.02 11: 21

파격을 불렀던 '헐크액션'이 내년부터 본격화 될 전망이다.
SK는 1일 이만수 감독대행과 3년간 계약금 2억5000만원, 연봉 2억5000만원 등 총 10억원에 정식 사령탑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곧 2012시즌부터 2014시즌까지 3시즌 동안 이만수의 거침없는 '헐크액션'을 봐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 감독의 '화려한 몸짓'은 시즌 후반 조금씩 선을 보였고 포스트시즌 들어 본격적인 화제로 떠올랐다. 지난 8월 18일 김성근 감독의 경질 뒤 '대행' 자격으로 SK 지휘봉을 잡았던 이 감독은 결정적인 순간 감정을 고스란히 표출했다.

▲신선함 혹은 거부감
이 감독은 적시타를 쳐 득점을 하거나 위기에서 힘겹게 탈출했을 때 SK 선수보다 더 즉각적으로 반응했다. 앞장 서서 덕아웃 밖으로 뛰쳐나와 굵직하고 화려한 세리머니로 포효했다. 홈런이라도 나오면 두 주먹을 불끈 쥐고 힘껏 흔들거나 크게 함성까지 질렀다.
또 심판진에 어필할 일이라도 생기면 득달같이 뛰어 나왔다. 함께 보조를 맞춰 뛰어야 할 이철성 수석코치가 "햄스트링 올 것 같다"고 농담을 할 정도로 전력질주다. 단순히 덕아웃에서 선수들의 격려를 이끌어내려는 손뼉 차원과 달랐다. 이에 이 감독은 "그런 액션은 내가 좋아서 하는 것이고 여러 의미가 있다"면서 "덕아웃에 있는 선수들이 나를 보고 웃게 만들어 긴장을 풀어주려는 의도도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런 장면을 마주해야 하는 상대 벤치 입장에서는 곤욕스러울 수 있었다. SK 선수들은 특별한 세리머니가 없다. 상대를 자극할 필요가 없었고 마지막까지 경기에 집중하려는 의도이기도 했다. 그런데 사령탑이 앞장 서서 변화를 택했기에 파격이었다.
의견이 분분했다. 실제로 적지 않은 이들이 야구 불문율을 깨뜨린 것이 아니냐며 불쾌하게 받아들였다. 선수도 자제하는 세리머니를 감독이 앞장 서서 해야 할 이유가 없다고 봤기 때문이다. 반면 '헐크'답다고 너그럽게 넘기는 분위기도 있다. 대행인 만큼 팀 분위기를 추스르기 위한 방편으로 봤다. 또 신경이 쓰일 정도는 아니라고 보고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팀도 있었다.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유산?
이만수 감독의 액션 근원은 어디일까? 자신의 감정선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것은 이미 선수시절부터 그랬다. 홈런을 친 후 거침없는 몸짓 때문에 '헐크'라는 별명을 얻었다. 여기에 메이저리그 구단인 시카고 화이트삭스 전 감독들의 영향을 받은 것이기도 하다. 2003년까지 지휘봉을 잡았던 제리 매뉴얼 감독과 아지 기옌 감독은 감정 표현이 솔직한 것으로 유명했다.
이 두 사령탑은 권위를 앞세우기보다는 선수들과 격의없이 지냈다. 특히 기옌 감독은 최고의 오버맨으로 평가 받을 정도였다. 하지만 상대도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그의 행동이 악의적인 것이 아니라는 것을 상대도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이 감독이 자신의 오버액션에 당위성을 부여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지난달 28일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포수 정상호가 심판의 볼 판정에 불만을 드러내자 쏜 살 같이 뛰어나온 것 역시 배운대로. 미국에서는 포수와 주심이 갈등을 빚을 때면 항상 감독이 뛰쳐 나와 좀더 오버를 한다. 경기에서 가장 중요한 포수에게 주어질 수 있는 퇴장을 자신이 모두 뒤집어 쓰는 것이 당연하다는 것이다. 차라리 자신이 경기장을 벗어나더라도 경기 만큼은 지키고 싶은 법이다.
대행이 아닌 정식 감독으로서 경쟁에 나서야 하는 상대팀은 내년 어떤 표정을 지을지. 궁금해진다.
letmeout@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