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축구연맹(AFC)이 이해할 수 없는 징계를 내려 파문이 일고 있다.
AFC는 지난 1일 수원 삼성과 알 사드(카타르)의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4강 1차전에서 일어났던 난투극에 대한 징계를 내렸다. AFC는 당시 난투극에 가담한 수원의 고종수 트레이너와 공격수 스테보, 알 사드의 알리 수하일 수베르 골키퍼 코치에게 6경기 출장 정지라는 중징계를 내렸다. 그러나 관중을 폭행했던 압둘 카데르 케이타에 대한 추가 징계는 없었다.
이번 징계는 AFC 주관 대회는 물론 자국 리그까지 포함하는 징계다. 이로써 고종수 트레이너와 스테보는 오는 19일부터 열리는 K리그 챔피언십에 출전할 수 없게 됐다. 이에 대해 수원 측은 2일 추후 대응책을 마련할 예정이다. 또한 프로축구연맹도 이번 징계에 대해 검토 중이다.

AFC의 징계는 단순히 수원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다. 당장 오는 5일 알 사드와 ACL 결승전을 치를 전북 현대에도 영향을 끼치게 됐다. 당초 규정대로라면 관중을 폭행해 난투극의 시발점이 됐던 케이타는 결승전에 출전하지 못해야 한다. 그렇지만 케이타는 추가 징계가 없어 결승전에 출전하게 됐다.
AFC가 알 사드를 도와준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다. 마침 카타르를 위시한 중동 세력이 AFC의 요직을 장악하고 있다. 축구계의 한 관계자는 "마치 2007년 AFC 챔피언스리그를 보는 것과 같다. 당시 AFC는 우라와 레즈(일본)를 우승시키기 위해 보이지 않게 많은 노력을 했다"며 씁쓸해 했다.
전북은 2007년 우라와 레즈가 ACL서 우승할 때 희생양 중 하나였다. 전북은 8강에서 우라와 레즈를 만나 심판의 편파 판정에 무너진 적이 있다. 이후 우라와 레즈는 승승장구해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전북으로서는 4년 전 좋지 않은 기억이 떠오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전북 최강희 감독은 "도대체 이해할 수가 없다. 그라운드에서 폭력사태가 벌어졌는데 해당 선수들이 징계없이 경기에 임한다는 것은 상상하기 힘들다. 분명 문제가 있는 상황에서 알 사드가 유리하게 경기를 치를 수 있게 만들었다"며 AFC의 징계 내용에 대해 분통을 터트렸다.
한편 AFC의 징계 내용을 접한 네티즌들은 AFC가 Asian Football Confederation의 약자가 아니라 Arab Football Confederation 혹은 Al Football Confederation의 약자가 아니냐며, 형평성에 어긋난 AFC의 징계 내용을 비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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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L 4강 1차전에서 그라운드에 들어온 관중을 폭행하고 있는 케이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