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최고 흥행작으로 떠오른 두 편의 영화와 전국에 신드롬을 일으킨 한 편의 영화가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을 놓고 전혀 다른 행보를 보여 눈길을 끈다.
700만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며 최고 흥행 기록을 갈아치운 영화 ‘써니’와 ‘최종병기 활’은 극적 재미와 캐릭터에 대한 보다 입체적인 설명을 위해 당초 편집 대상이 됐던 폭력적이고 자극적인 장면을 재삽입, ‘19금’으로 다시 태어나기 위한 작업을 거쳤다.
‘15세 관람가’로 전국 730만 이상의 관객을 동원한 이들 작품은 감독이 전달하고 싶었던 보다 생생한 이야기를 전하겠다는 목표로 ‘감독판’ 또는 ‘확장판’이란 이름을 달고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을 다시 받아 극장에 영화를 내걸었다.

15세에서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으로 상향 조정된 이들 작품은 은연중에 관객들에게 ‘좀 더 자극적이고 생생한 이야기가 추가됐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이들 영화에 19금 표식은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장치로 작용한 셈이다.
반면, 충격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도가니’는 아동 성폭력, 학원 내에서 벌어진 무자비한 폭력을 소재로 하고 있는 만큼 처음부터 영상물등급위원회로부터 19금 등급을 받았다.
불편한 진실, 충격적인 소재를 다룬 만큼 흥행을 점치기 어려웠던 이 영화는 그러나 많은 관계자들의 예상을 뛰어넘고 460만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 돌풍을 일으켰다.
뿐만 아니라 그간 조용히 묻히는 듯 했던 사건을 재조명, 실제 사건이 벌어졌던 광주 인화학교에 대한 폐교 처분 등 현실적인 변화를 이끌어내며 영화계를 넘어 사화 전반의 큰 이슈로 급부상했다.
이런 가운데 ‘도가니’는 청소년들이 볼 수 있는 영화로 다시 태어나기 위해 영상물등급위원회에 15세 관람가 등급을 받기 위한 심의를 청구했다.
‘도가니’ 제작진은 지난달 11일 일부 장면을 삭제하는 방식으로 재편집 작업을 거쳐 15세 관람가 등급을 신청했으나 영등위로부터 폭행의 묘사가 구체적이어서 청소년이 관람할 수 없다는 결정을 받았고, 다시 일부 아동 성추행 장면 폭력 장면을 삭제, 완화하는 등 불편함을 주는 직접적인 묘사의 수위를 대폭 조절하는 선에서 재편집을 실시, 또 재심의를 청구한 상태다.
‘써니’와 ‘최종병기 활’과는 전혀 상반된 길을 걷고 있는 ‘도가니’. 청소년들에게 자극적인 영상이 아닌 영화적 가치를 보여주겠다는 의지로 ‘15세 관람가’를 신청한 이 영화가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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