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동렬-양준혁-이종범-이승엽, 이들의 상관관계는
OSEN 박선양 기자
발행 2011.11.02 08: 40

선동열(48) KIA 감독, 양준혁(42·SBS 해설위원), 이종범(41·KIA), 이승엽(35·전 오릭스).
이들의 공통점은 한국 프로야구가 배출한 스타들이다. 두 명은 현역 은퇴 후 감독과 해설위원으로 야구계에 있고 두 명은 선수 생활을 계속하고 있다. 정확히 말하자면 일본 프로 무대를 정리한 이승엽은 내년 시즌 국내 프로야구에 컴백을 시도하고 있다.
양준혁의 은퇴와 이종범의 현역 연장, 그리고 이승엽의 국내 복귀(삼성 복귀)는 모두 선동열 KIA 감독과 이어져 있다. 잘 알다시피 양준혁은 선동열 감독이 삼성 사령탑에 있을 당시, 2010시즌 올스타 브레이크 때, 시즌 후 은퇴를 선언했다. 양준혁은 팀내 입지가 점점 좁하지는데다 부상까지 당하면서 명예로운 은퇴를 결심했다. 젊은 선수들로 세대 교체를 결심한 선동열 감독의 의중에서 양준혁은 이미 사라졌기 때문이다. 2009년 양준혁의 출장 경기 수는 82경기로 적었지만 여전히 그는 3할 타율(0.329)와 4할대 출루율(0.464)을 기록했다. 2010 시즌에는 초반에만 기회가 주어졌을 뿐 중반 이후에는 출장 빈도가 줄어들었다.
결국 양준혁은 더 많은 출전 기회를 보장하는 다른 구단으로 이적도 할 수 있었지만, 현역 선수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삼성의 프랜차이즈 스타로 남고 싶었다. 영남대를 졸업하고 고향팀 삼성에 입단하기 위해, 상무에서 1년을 보내고 남들보다 1년 늦게 푸른 사자 유니폼을 입었던 양준혁다운 선택이었다.
국내에서 마무리를 하고 싶다던 이승엽은 올 시즌을 마치고 오릭스 퇴단을 선언했다. 2년 계약 기간이었지만 1년만 뛰고 일본 생활을 마무리하기로 결심했다. 이 같은 결심에는 국내에서 자신이 뛰었던 삼성으로의 복귀가 수월해졌기 때문이다. 선동열 감독은 2010시즌까지 삼성 사령탑으로 있을 때만 하더라도, "이승엽이 돌아와도 뛸 자리가 없다"는 이야기를 공공연히 했다. 최형우, 채태인, 조영훈 등 젊은 선수들과의 자리 싸움을 해야 한다는 늬앙스였고, 이는 이승엽의 마음에 상처로 남았다. 그런데 선동열 감독이 지난 겨울 갑작스레 삼성 사령탑에서 물러나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후임 감독이 된 류중일 감독은 이승엽의 고교 선배로서, 이승엽에 대한 감정이 달랐다. 언젠가는 삼성으로 돌아와 명예롭게 사자 유니폼을 입고 은퇴하기를 바라는 입장이었다.
한국시리즈가 끝난 후, 삼성은 이승엽 영입에 대해 적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한국시리즈을 앞두고 이승엽에 관련해 말을 다소 아꼈던 류중일 삼성 감독은 "이승엽이 가세하면 좌타라인은 확실히 좋아진다"며 "이승엽이 후배들에게 모범이 될 것이다. 8년간 일본에서 배운 것을 후배들이 본받을 수 있다"고 반겼다. 이제 이승엽이 푸른 사자 유니폼을 다시 입는 것은 시간 문제로 보인다.
선동열 감독이 KIA 사령탑에 취임하면서 내년이면 42세가 되는 베테랑 이종범의 거취가 관심사였다. 최근 몇년 간 이종범의 은퇴 여부는 스토브리그 동안 KIA 구단의 핫이슈였다. 선동열 감독은 삼성에서 젊은 선수들로의 세대 교체를 주창한터라 이종범에게 관심이 쏠렸다.
그런데 선동열 감독은 양준혁 사례와는 달리 이종범에게 최고참의 역할을 기대하면서 내년 시즌 선수 생활을 계속하는 것으로 결론을 냈다. 선 감독은 "선수단을 이끌 고참 선수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고참들이 좀 더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후배들을 잘 다독여 달라"고 이종범에게 말했다. 물론 2010년 삼성에서의 양준혁이 차지하는 비중과 2012년 KIA에서 이종범이 차지하는 비중은 다를 수 있다. 이종범은 올 시즌에 백업 외야수로 93경기에 출장, 타율 2할7푼7리를 기록했다.
만약 2009 시즌을 마치고 5년 계약이 끝난 선동열 감독과 삼성이 재계약을 하지 않고, 삼성의 프랜차이즈 출신 중 한 명을 감독으로 영입했더라면 양준혁이 2010 시즌 중반 은퇴 결심을 했을까. 그랬더라면 2002년 삼성이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할 때처럼 양준혁과 이승엽이 다시 한번 그라운드에서 함께 뛸 수 있었을까.
/한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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