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질환환자에게 필요한 생활습관- 2)보습법
OSEN 강희수 기자
발행 2011.11.02 10: 23

진료실에서 피부환자를 보다 보면 잘못된 보습조치로 증상을 악화시켜서 오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상하게 보습조치를 안 한 경우보다 보습을 과다하게 한 경우에 피부가 안 좋아지는 사례가 생각보다 많다.
필자가 주로 진료하는 인천아토피 환자들도 치료를 위해 오히려 보습을 과다하게 하는 경향이 보인다. 보습이 덜 되어있으면 다시 보습을 하거나 따뜻한 반신욕을 해서 피부쪽으로 가는 기혈의 순환력만 확보해 주면 바로 좋아질 수 있지만 보습조치를 잘 해야 한다는 생각에 피부위에 두껍게 오일을 발라 더 붉어지기도 하고 홍반이 올라와 더 가려워 하는 경우도 많다. 
 
그럼 보습은 꼭 필요한 것 일까? 답은 사람에 따라, 상태에 따라 다 다르다. 어떤 보습방법이 좋은가 또한 경우에 따라 다르다. 더운 지방에 적응해 살아온 흑인이나 동남아인들은 보습의 중요성이 덜 할 것이고 추운곳에 적응한 북유럽인들은 보습의 의미가 클 것이다. 그러다 보니 보습력이 좋은 유명한 보습제를 개발하게 되었을 것이다.
인체는 외부에서 보습제를 바르지 않아도 피부기능을 잘 유지할 수 있을 만큼 자연보습인자의 분비가 원활하다. 흔히 목욕하고 나면 피부가 붉었다가 다시 뽀얗게 되는데 이때 자연보습인자의 분비가 왕성해지면서 코팅이 잘 된 상태가 된다. 일상조건하에서 자연스러운 보습상태를 유지하지 못하는 경우에만 피부가 갈라지고 당기는 불편감을 해소하기 위해 인위적으로 보습제를 발라 각질층 위를 코팅하게 되는 것이다.
외부적인 보습조치는 자체적으로 작동하는 피부의 보습기능을 억제할 수 있으니 과다한 보습제 사용은 좋지 않다. 필자의 한 친구는 얼굴에 보습제를 사용해 본 적이 없다고 하는데 말을 들어보니 세안을 할 때 비누를 사용하지 않고 코팅상태를  유지하도록 한다고 한다. 그런 생활에 적응되다 보니 따로 보습제를 쓰지 않고도 좋은 피부상태를 지속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자신에 맞는 좋은 보습제는 어떻게 고르는가? 일단 중요한 것이 자신의 피부상태를 잘 체크하는 것이다. 흔히 화장품을 고를 때 사용자가 지성피부, 민감성피부, 복합피부 인지 먼저 구분하듯이 보습제도 피부상태에 따라 다르게 골라 사용하는 것이 좋다.
먼저 외부노출이 많거나 건조하고 추운날씨만 되면 피부에 흰 각질이 자주 일어나고 트는 증상이 많은 사람은 유분함량이 높은 보습제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주로 크림제형의 보습제가 오일성분의 함량이 높다. 그런데 각질이 잘 일어나는 사람 중에서도 모낭에 염증이 자주 나거나 홍반이 일어나는 사람이 있는데 이들은 두꺼운 보습제를 사용할 경우 염증이나 홍반이 더 심해질 수도 있다. 이런 경우 유분이 적은 얇은 보습제를 자주 마르는 것이 좋다. 이런 부류의 사람들은 단순히 보습제만으로는 좋은 피부상태를 유지하기 힘들고 건조해지는 근본원인인 내부 기혈순환력의 저하를 치료해 주어야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홍조증상이나 홍반이 올라오고 약간 열감도 동반하는 경우(아토피 환자의 일부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에는 일단 의료진의 자세한 진단 하에 조치를 취하는 것이 좋다. 열감이 있다면 시원한 물수건으로 열감을 내려준 후 얇게 보습하는 것이 좋다. 열감이 있는 상태에서 두꺼운 보습을 하게 되면 답답해지면서 가려움이 올라오는 경우가 많다. 흡사 더운날씨에 바셀린을 바르고 랩을 씌워놓은 것과 같을 것이다. 일단 피부열감을 식힌 후 상태에 따라 약한 보습을 하는 것이 부작용을 방지할 수 있다. 주로 로션이나 스킨류의 제형을 사용하는 경우가 될 것이다.
보습제 안에 염증작용을 억제할 수 있는 특수기능성 성분이 들어있는 경우도 있는데 사용후 특이적인 반응만 없다면 괜찮다. 하지만 특수한 어떤 성분에 현혹될 필요는 없다. 보습은 보습일 뿐이고 특수성분이 피부안으로 들어가 엄청난 효과를 일으키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 반응은 의약품에서만 기대할 수 있다.
보습제는 사용의 편리성 때문에 자주 쓰이게 되는데 과도한 사용보다는 적절한 사용이 중요하다. 건강한 피부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일상생활의 적절한 피부조치나 내부 건강상태를 잘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인천 조은결한의원 원장 박종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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