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가 떠난 가을, 이제야 '야통바' 출시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1.11.03 07: 13

지난 여름, 모 편의점에서 자체 브랜드로 '야신바'와 '야왕바'를 출시해 화제가 되었습니다. '야신바'는 밀크맛, '야왕바'는 카페라떼맛 아이스바 였는데요. 한화 한대화 감독은 '야왕바'의 발매 소식을 듣고 "분명 야신바보다 야왕바가 맛있을 것"이라 호언장담 하기도 했습니다.
무더운 여름이 채 지나가기 전, '야신'으로 추앙받던 SK 김성근 감독이 자리에서 물러났습니다. 그리고 찬바람이 불며 편의점에 있는 '야신바'와 '야왕바'도 점점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혀졌죠.
한편, 시즌 중반 쯤 감독들의 별명으로 '야X'라고 붙이는 게 유행이었는데요. 당시 삼성 류중일 감독은 정규시즌 1위에 오른 뒤 '야통(야구 대통령)'이라는 별명을 얻었습니다. 류 감독 본인은 수 차례 "내가 학창시절 때는 아이돌 못지 않았다"며 '야돌(야구 아이돌)'을 밀었지만 어감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결국 '야통'으로 통용되기 시작했습니다.

전반기 막판 KIA와 치열한 선두 다툼을 벌이던 삼성은 후반기 치고나가 결국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그리고 한국시리즈에서 SK를 만나 시리즈전적 4승1패라는 훌륭한 성적으로 'V5'를 이뤘습니다. 말 그대로 '야통'의 대관식이 열릴 지경인데요.
'야통'의 이름이 휘날리는 것과는 어울리지 않게 '야통바'가 뒤늦게 출시되었습니다. 편의점 관계자에 따르면 10월 중순부터 공급이 되었다고 하는데요. 보시다시피 '야통바'는 블루베리맛 입니다.
야구 감독의 별명을 딴 제품이 또 생겼다는 사실에 야구의 인기를 실감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겨울이 다가오는 시점이 돼서야 '야통바'가 출시돼 류 감독이 아쉬워하는 건 아니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제 겨울이 지나면 '야통'은 선두 수성에 나서고 '야왕'은 견고하기 이를 데 없는 '4강벽'에 다시 도전합니다. 그리고 야인으로 머물고 있는 '야신'은 시간과 장소를 구애받지 않고 야구만 있다면 어디든 달려가는 열정으로 한국 야구에 큰 도움이 되어 줄 거라 믿습니다. 이제 야구가 끝난 지 겨우 3일인데 무척 허전하네요. 어서 겨울이 가고 다시 봄이 왔으면 합니다. 날이 좀 더워져야 '야통바'도 하나 사 먹을 수 있겠네요.
/신천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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