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품절남이다] 전준우, "내가 부족한 부분까지 채워 주는 고마운 그녀"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1.11.03 09: 09

2006년 11월 12일. 롯데 자이언츠 외야수 전준우에겐 평생 잊을 수 없는 날이다. 목숨을 바쳐도 아깝지 않을 만큼 소중한 그녀 김미경 씨를 처음 만난 날이기에. "대학교 후배 녀석이 친구 누나를 소개시켜준다고 하더라. 소개팅이 쑥쓰러워 친구와 함께 2대2 미팅을 했었다".
말 그대로 첫 눈에 반했다. 그는 1살 연상인 김 씨에게 "미경이 누나" 대신 "갱스"라고 불렀다. "절대로 누나라고 부를 순 없었다"는게 전준우의 설명. 동생이 아닌 남자로 다가가기 위한 일종의 작전이었다. 김 씨 역시 전준우의 선한 미소와 따뜻한 마음씨에 호감을 느꼈다. 서울 건국대 야구부 숙소에서 지냈던 전준우는 주말마다 인천에 사는 그녀를 만나기 위해 1호선 지하철에 몸을 실었다. 만나러 가는 설렘과 만난 뒤 뿌듯함 덕분일까. 이동 거리 따윈 개의치 않았다.
김 씨의 아버지는 김바위 SK 와이번스 원정 기록원. 전준우는 "처음 사귈땐 몰랐다. 사귀고 나니 이야기를 하더라"고 털어 놓았다. 전준우는 부진의 늪에 빠질때면 "신경쓰지 말고 편하게 하라"는 예비 장인어른의 문자 메시지에 큰 힘을 얻기도 했다.

전준우의 표현에 따르면 김 씨는 내조의 여왕. 2008년 프로 데뷔 후 1군보다 2군에 머무르는 시간이 더 많았음에도 한결같이 대했다. 전준우가 자신감을 잃지 않게끔 사소한 부분까지 모두 배려했다. 전준우가 김 씨와의 결혼을 결심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솔직히 1군에 빨리 올라가지 못하면 실망할 수 있을텐데 한 번도 그런 티를 내지 않았다. 그리고 떨어져 있었지만 위기가 거의 없었다. 오랜만에 만나도 어제 만난 느낌이 들 만큼 편하게 해준다. 나를 위해 모든 걸 해주니까 나 역시 잘 따를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전준우는 "자신이 가지지 못한 부분을 채워 주는 고마운 존재"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야구인 가족답게 김 씨의 야구 지식은 수준급이다. 전준우는 "인필드 플라이 뿐만 아니라 각종 상황에 대해 훤히 알고 있다"고 웃은 뒤 "행여나 내가 부담을 느낄까봐 내 앞에서는 야구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 씨의 그런 작은 배려 하나 하나가 고마울 뿐이다.
전준우는 내달 10일 오후 1시 부산의 헤리움 웨딩홀에서 김 씨와 백년가약을 맺는다. 탤런트 겸 영화배우로 활동 중인 정준호 대표가 운영하는 웨딩홀. 전준우는 "대개 결혼하는데 이것저것 준비할 것도 많은데 세심한 부분까지 챙겨준 덕분에 척척 준비하고 있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장병수 롯데 자이언츠 대표이사가 주례를 맡고 '절친' 조정훈(투수)이 사회자로 나설 예정.
"손에 물 한 방울 안 묻히게 한다는 건 솔직히 거짓말이고 돈 많이 벌어 정말 행복하게 해주고 싶다". 전준우는 예비 신부를 향해 모든 것을 바칠 각오. 그는 "나와 결혼한 뒤 '이 남자를 만난게 인생 최고의 선택'이라는 느낌이 들게끔 해주고 싶다"고 했다. '선남선녀'라는 표현은 이들을 두고 하는 말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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