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만장 MVP가 될 것인가.
KIA 에이스 윤석민(25)이 생애 첫 MVP에 도전하고 있다. 20년 만에 트리플크라운이 포함된 4관왕을 따냈다. 정규리그 MVP는 떼놓은 당상처럼 보였다. 그러나 최다세이브 타이기록(47S)과 한국시리즈 우승의 일등공신 오승환(27.삼성)이 강력한 경쟁자로 떠올랐다. 오는 7일 MVP 투표장에서 희비가 엇갈리게 된다.
윤석민은 올해까지 프로 7년을 보낸 중견 투수이다. 길지도 짧지도 않는 7년의 세월동안 산전수전을 다 겪었다. 영화 한편 찍어도 될 정도로 많은 일이 있었다. 웃기도 했고 울기도 했고 욕도 많이 얻어먹었다. 스스로 분을 참지 못해 무너지는 모습도 보였다.

지난 2005년 야탑고를 졸업하고 2차 1번 지명자로 KIA에 입단한 윤석민은 재능이 좋았다. 강심장이었는지 선발보다는 중간투수와 소방수 투수로 나섰다. 2005년 53경기 3승4패7세이브, 방어율 4.29로 연착륙에 성공했다. 그리고 2006년에는 소방수로 나서 5승6패19세이브 방어율 2.28의 우등성적을 올렸다.
2007년부터는 선발투수로 전향했다. 7승18패. 선발 최다패의 기록을 세우는 수모를 당했다. 방어율 3.78로 썩 나쁘지 않는 내용이었다. 타선지원을 받지 못해 불운한 투수로 자리매김했다. 아킬레스건 부상까지 당했다. 그러나 2008년에는 14승5패 방어율 2.33의 빼어난 성적으로 보란 듯이 명예회복을 했다. 생애 첫 방어율왕도 차지했다.
2009년부터 다시 주춤했다. 타이거즈 12년만의 우승 큰 기여를 못했다. 선발에서 소방수를 오가느라 제자리를 찾지 못했고 부상까지 겹쳐 9승4패7세이브에 그쳤다. 에이스 자리는 정규리그 14승과 한국시리즈 2승을 따낸 아킬리노 로페즈에게 넘겨주었다.
2010년은 불행의 연속이었다. 6승3패3세이브의 성적표였다. 6월18일 문학 SK전에서 호투했으나 9회 역전을 당하자 분을 참지 못하고 스스로 라커문을 내리쳐 손등 골절상을 입었다. 전력에서 이탈했고 팀은 그로부터 16연패를 당했다. 후반기 백의종군했으나 홍성흔의 손등, 조성환의 헬맷을 맞혀 비난을 받았고 심적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주저앉았다.
그러나 11월 광저우 아시안게임의 대표로 발탁 받았고 대만과의 결승전에서 선발 류현진을 5회부터 구원해 5이닝 무실점 호투로 금메달을 목에 걸고 정규시즌의 부진과 불행을 씻어냈다. 여세를 몰아 2011시즌 붙박이 선발투수로 돌아왔고 다승(17승), 방어율(2.45), 탈삼진(178개), 승률(.773) 4관왕에 올라 최고 투수가 됐다. 그가 파란만장 7년의 세월을 딛고 오뚝이 인생의 정점에 오를 것인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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