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우(26)가 살아났다. 삼성화재는 더 단단해졌다.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은 지난 2일 대전에서 열린 현대캐피탈전에서 세트스코어 3-0(25-22 29-27 25-22) 완승을 거둔 뒤 "올 시즌 3경기 중 가장 내용이 좋았다"는 말로 만족감을 나타냈다. 이처럼 신 감독이 만족감을 나타낼 수 있었던 데에는 사위이자 팀 내 주포 박철우의 부활 조짐이 결정적이었다. 이날 박철우는 17득점에 65.38%의 공격성공률을 자랑했다.
지난달 27일 드림식스전에서 6점에 공격성공률 22.2%에 그쳐 신치용 감독으로부터 "빵점 플레이"라는 혹평을 받았던 박철우는 이날 작심이라도 한듯 적극적인 플레이로 팀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공격뿐만 아니라 수비에서도 몸을 내던지는 투혼을 보였다.

신 감독은 박철우에게 "편하게 하라고 했다. 기흉이 있기 때문에 체력적인 부담이 있는 건 사실"이라며 "그러나 코트에서 의욕과 패기가 없다면 그건 기본적인 자질의 문제다. 가장 중요한 게 의욕을 갖고 책임감있게 배구하는 것이다. 잘하는 것은 그 다음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날 박철우의 플레이는 활력이 넘쳤다. 라이트 공격수에 한정되지 않고 종횡무진 움직였다. 전성기를 연상시키는 높이와 스피드로 현대캐피탈의 수비벽을 뚫었다. 가빈 슈미트 하나 막기에도 쉽지 않은 현대캐피탈로서는 반대편에서 터져 나오는 박철우의 폭발까지 막기에는 무리였다.
박철우는 "지난 경기를 마친 뒤 다시는 이런 플레이를 보여줘서는 안 된다는 마음을 먹었다. 훈련할 때도 더 집중하고, 좋았을 때 느낌을 살리려 노력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감독님께서 서브할 때 기합을 넣고 패기있게 하는 모습이 좋다고 하셨다. 그런 모습을 보일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박철우나 삼성화재나 아직 완성형이 아니다. 박철우는 "항상 경기를 마치면 아쉬움이 남는다. 서브에서 실수가 많았고, 세터들의 토스가 좋았는데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고 자책했다. 신치용 감독도 "3경기에서 센터들의 움직임이 좋지 않았다. 속공과 블로킹 갯수가 부족한 게 아니라 경기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템포와 리듬을 살려야 한다"고 꼬집었다.
외국인 주포 가빈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삼성화재로서는 또 다른 주포 박철우가 완벽하게 부활한다면 볼을 분산시키고 공격 패턴을 다양화 할 수 있다. 박철우의 부활 조짐이 '무적함대' 삼성화재에는 더없이 큰 호재가 될 전망. 3승 무패에 승점 8점으로 1위 드림식스(3승1패·승점 9점)에 이어 2위에 올라있는 삼성화재의 1위 탈환은 시간 문제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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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