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종상 여우주연상에 빛나는 배우 김하늘과 아시아의 프린스 장근석이 주인님과 펫으로 만났다.
영화 ‘동갑내기 과외하기’부터 ‘그녀를 믿지 마세요’ ‘7급 공무원’까지 다수의 작품을 거치며 로맨틱 코미디 여왕으로 자리매김한 김하늘과 신한류의 주역 장근석의 만남 하나만으로도 영화 ‘너는 펫’은 제작 단계부터 큰 화제를 모았다.
또 지하철 키스신, 목욕 신 등 관객의 호기심을 콕콕 자극하는 두 주인공의 애정행각에 대한 입소문은 영화에 대한 관객들의 기대감을 하늘 끝까지 올려놓기에 충분했다.

지난 2일 언론시사를 통해 첫 공개된 ‘너는 펫’은 역시 일본 만화를 원작으로 한 영화답게 판타지적 요소가 가득한 로맨틱 코미디였다.
귀여운 외모에 애교까지 철철 넘치는, 게다가 대화까지 통하는 애완남(장근석)을 충직한 애완견처럼 거느릴 수 있는 커리어 우먼의 삶이라니. 게다가 출중한 능력과 완벽한 외모, 번듯한 집과 직장까지 소유한 여자 주인공(김하늘)의 현실은 여성 관객이라면 누구나 ‘내가 저 여주인공이라면’을 외칠 만큼 부러운 자리임에 확실하다.
하지만 영화 ‘너는 펫’은 여러 면에서 아쉬움이 남는 작품이다.
먼저 ‘너는 펫’은 비현실적인 스토리가 대중에게 주는 일탈의 쾌감, 일종의 대리만족 욕구를 충분히 만족시켜주지 못한다. 여성 관객이 여주인공에 100% 감정 이입을 하기엔 김하늘의 캐릭터는 너무 완벽하게만 그려졌고, 그의 연기는 다소 딱딱했다.
또 주인님과 애완남의 알콩달콩한 애정 신 역시 관객의 가슴을 두근두근 뛰게 할 정도의 파괴력은 갖지 못했다.
마지막으로 시종일관 관객의 손을 오글거리게 하는 닭살 멘트와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장면들의 삽입은 극의 몰입도를 현저히 떨어뜨렸다.
예를 들어 여주인공이 연애 문제를 놓고 갈등할 때마다 세 명의 친구들이 어김없이 등장, 각기 다른 조언을 내놓는 장면은 유명 미국 드라마 ‘섹스 엔 더 시티’의 한 장면을 보는 듯하다. 굴지의 잡지사에 다니며 야근을 밥 먹듯이 하는 김하늘의 모습은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여주인공과 겹쳐진다.
뮤지컬 무대에 선 애완남이 앙증맞은 예복을 입고 미니 드레스를 입은 여성과 노래를 부르며 댄서들과 군무를 추는 장면은 뮤지컬 영화 ‘맘마미아’를 떠올리게 한다.
이런 이유 때문일까. 완벽한 비주얼의 김하늘, 장근석이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로맨스를 선보임에도 영화 ‘너는 펫’의 러닝타임은 다소 길게 느껴진다. 10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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