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사다난했던 한 해였다".
'추추트레인' 추신수(29, 클리블랜드 인디언스)가 아쉬움 가득했던 2011시즌을 마치고 귀국했다.
추신수는 3일 오후 6시 13분 아시아나항공을 타고 인천공항을 통해 1년여 만에 한국 땅을 밟았다.

빨간 레이싱 자켓과 검은 야구 모자를 쓴 추신수는 오랜 비행으로 인해 조금은 피곤해 보였다. 그러나 자신에게 박수를 보낸 팬들과 남동생 아버지 추민기 씨를 보며 환한 웃음을 지었다.
도착 직후 기자들과 스탠딩 인터뷰를 한 추신수는 "매년 그렇지만 고국에 올 때마다 설렌다. 올해는 특별히 한 것은 없지만 한국에 온 다는 것이 좋다"며 웃었다.
올 시즌에 여러 가지 일이 있었다는 질문에 "뭐, 사람이 살다 보면 이런 저런 일을 겪는데 올해가 그랬던 것 같다. 배울 점도 있었다. 일단 여러분들이 기대를 많이 하셨는데 시즌 초 불미스런 일이 있었다"며 국민들에게 죄송한 마음을 전했다.
지난해 12월 27일 출국에 앞서 "내년에는 꼭 플레이오프에 나가고 싶다"며 힘찬 포부를 밝혔던 추신수는 스프링캠프에서 훈련에 몰두했다. 그러나 추신수는 시즌 초 음주 운전 적발을 비롯한 왼손 손가락 부상과 옆구리 근육 파열까지 겹치며 가장 우울한 시즌을 보냈다.
추신수는 올 시즌 성적 역시 84경기에 출장해 2할5푼9리의 타율에 81안타 8홈런 36타점 37득점에 그치며 팀 내 간판타자로서 임무를 소화하지 못했다. 팀도 시즌 중반까지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 1위를 달렸으나 시즌 막판 추신수를 비롯한 간판 선수들의 부상이 겹치며 추신수의 꿈도 이뤄지지 못했다.
추신수는 "그 동안 정말 앞만 보고 달렸던 것 같다"면서 "어려운 일을 겪다 보니 다른 생각도 하게 된 것 같다. 올해 야구를 잘 하지 못했지만 내년을 기약하겠다"고 밝혔다.

매년 가족과 함께 귀국했던 추신수는 이번에는 장모과 함께 입국했다. 2달 전에 태어난 셋째 아이 때문에 아내를 비롯한 두 아들들은 미국 애리조나에 남아있다.
추신수는 이번 방한 기간 동안 4주간 군사 훈련을 받을 예정이다. 지난해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한국야구대표팀의 일원으로 참가해 금메달을 획득하며 병역 특례혜택을 받은 추신수는 4주간 기본 군사 훈련만 소화하면 병역의 의무를 마치게 된다.
군사 훈련에 대해 추신수는 "한국 남자라면 누구나 가야 하는데 특혜를 받아서 부끄럽다. 2년 가야 하는데 4주 가는 것"이라고 말한 뒤 "가 있는 동안 열심히 해서 사람들과 잘 어울리겠다"고 대답했다.
부상 때문에 고생했던 추신수는 시즌 종료 후 충분한 휴식 덕분인지 많이 좋아진 듯 했다. 그는 "엄지 손가락 같은 경우는 수술을 해서 100% 정상은 아니지만 운동을 하는데 문제가 없다. 옆구리도 처음에는 웃기도 힘들고 일상 생활도 힘들었다. 그러나 지금은 생활하는데 지장이 없다"며 가벼운 미소를 지었다.
추신수는 지난해에는 아시안게임 후 KBS 예능프로그램인 '천하무적 야구단'에 출연해 충주 성심학교 야구부와 함께 했다. 그 인연으로 올해에도 충주 성심학교를 방문할 예정이다.
보라스 관계자도 "어린이재단 행사와 충주 성심학교 이외에는 아무런 일정을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추신수는 군사 훈련을 통해 마음을 다잡고 내년 시즌 부활을 다짐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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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 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