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마음 내가 잘 안다".
한화 내야수 한상훈(31)과 외야수 연경흠(28)은 일본 나가사키 마무리훈련에서 룸메이트로 한 방을 쓰고 있다. 한상훈은 장성호에 이어 마무리훈련 참가자 중 서열 두 번째이며 연경흠도 4번째 서열이다. 그런 두 선수가 한 방을 쓰고 있으니 사연이 없을리 없다.
지난달 8일 경찰청에서 제대한 뒤 팀에 복귀한 연경흠은 요즘 고민이 많다.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만큼 뭔가를 보여줘야한다는 부담이 크다. 손바닥이 찢어질 정도로 훈련을 계속 해도 불안한 마음이 좀처럼 지워지지 않는다. 그는 "작년 (한)상훈이형의 마음이 이제야 이해가 된다"고 말했다.

1년 전 한상훈도 같은 처지였다. 지난해 이맘때 공익근무요원으로 군복무를 마치고 팀에 복귀한 한상훈도 고민이 많았다. 군입대 전과 달라진 코칭스태프에게 눈도장을 찍기 위해 훈련에 훈련을 거듭했다. 한대화 감독이하 코칭스태프도 한상훈의 성실성에 주목했고, 보란듯 주전 2루수로 데뷔 후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한상훈은 "(연)경흠이 마음을 잘 안다. 나도 작년에 그랬다"며 "군대를 다녀온 만큼 코칭스태프에게 뭔가를 어필해야 한다는 마음이 강하게 든다"고 말했다. 이어 "가장 큰 건 조급함이다. 경흠이는 정말 열심히 하는 선수이고, 잘했던 선수이기 때문에 더욱 그럴 것이다. 그럴수록 여유를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상훈은 올해 만족스런 시즌을 보냈음에도 불구하고 마무리훈련에 참가했다. 이에 연경흠이 기다렸다는 듯 그에게 룸메이트를 제안했다. 한상훈은 "다른 어린 선수들도 많이 있는데 경흠이가 같이 방을 쓰게 해달라고 하더라. 내가 겪었던 경험들을 이야기하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연경흠은 한 방 능력을 갖춘 좌타 외야수다. 군복무 기간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파워를 기르며 배트 무게와 길이를 늘리며 업그레이드를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과연 잘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 든다"고 할 정도로 고민이 많다. 한상훈은 "지금은 계속 불안하고 걱정할 시기다. 스스로 부딪치다 보면 여유가 생길 것"이라고 기대했다. 롤모델로 삼을 수 있는 좋은 선배의 존재가 연경흠에게는 든든한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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