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SK가 물건을 건졌다.
SK 신인 가드 김선형(23·187cm)이 뜨고 있다. 지난 3일 창원 LG전까지 1라운드 9경기 모두 소화한 김선형은 평균 30분57초를 뛰며 14.0점 2.3어시스트 2.2리바운드 1.44스틸을 기록하고 있다. 전체 1순위 오세근(KGC·18.0점)과 함께 신인선수 중 유이하게 두 자릿수 평균 득점을 기록 중이다.
중앙대를 졸업하고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SK에 지명받은 김선형은 기대 이상으로 빠른 적응력을 보이고 있다. 이제 1라운드를 마쳤지만 SK에 없어서는 안될 핵심으로 자리매김했다. SK가 1라운드에서 거둔 4승에는 김선형의 존재감이 뚜렷했다.

SK가 시즌 첫 승을 거둔 지난달 20일 부산 KT전에서 4쿼터에만 10점을 몰아넣으며 대역전승을 이끈 김선형은 SK가 올 시즌 리그 최다 110득점을 퍼부은 22일 인천 전자랜드전에서도 개인 최다 23점을 폭발시켰다. 2연승을 거둔 1일 울산 모비스전과 3일 LG전에서도 후반에만 각각 15점과 9점을 집중시켰다.
중앙대 시절 놀라운 운동 능력으로 코트를 장악한 그 모습 그대로다. 신장은 작은 편이지만,폭발적인 러닝 점프력과 힘과 스피드를 앞세운 플레이로 상대를 압박하고 있다. 수비 성공 이후 단독 속공으로 마무리하는 능력은 압권. 골밑으로 돌진할 때 스텝은 알고도 당할 정도로 현란하고 힘이 넘친다. 화끈한 원핸드 및 투핸드 덩크는 최고의 팬서비스.
지난 1월말 신인 드래프트 때만 하더라도 김선형은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전체 1순위 최대어 오세근과 NCAA 출신 최진수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됐다. 하지만 당시 그를 2순위에 지명한 신선우 전 감독은 "우리가 원했던 선수다. 스피드 농구를 추구할 수 있게 됐다"며 흡족해 했다. 올 시즌 문경은 감독대행이 새롭게 지휘봉을 잡았지만 신 전 감독의 기대는 틀리지 않았다.
수비에서 앞선에 강하게 붙으며 상대를 압박하는 김선형은 속공으로 치고나가는 능력이 탁월하다. 실제로 올 시즌 SK는 속공이 경기당 평균 4.6개로 가장 많다. 김선형 스스로 스틸 후 단독 속공으로 마무리한 것만 7개나 될 정도. 게다가 후반 득점이 평균 8.3점으로 외국인선수와 혼혈선수를 제외하면 리그 전체 1위에 해당할 정도로 결정력이 뛰어나다.
김선형은 "1라운드를 해보니 충분히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긴다. 앞으로 경기 조율 능력을 키우고 싶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약점을 보완할 줄 아는 노력파다. 대학 시절 외곽슛이 약점으로 지적됐지만 프로 입단 후 많이 개선된 모습이다. 문경은 감독대행도 "경기 전반을 볼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하지만 점점 자신감을 찾고 있어 기대가 크다"고 인정했다.
폭풍처럼 질주하는 김선형이 '스타군단' SK의 새로운 에이스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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