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35)이 적어도 SK 와이번스 유니폼과는 인연을 맺지 못할 전망이다.
SK는 내년부터 한국 무대에 서게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이승엽의 영입과 관련해 담담한 표정이다. SK의 한 고위 관계자는 이승엽의 영입경쟁에 뛰어들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전혀 없다"고 못박았다.
일본프로야구 오릭스에서 뛰었던 이승엽은 올 시즌 후 국내 복귀를 선언했다. 삼성에서만 9년을 뛴 이승엽은 지난 2003시즌 후 FA 자격을 획득, 일본 지바 롯데로 진출했다. 그런 만큼 FA 원소속구단 삼성에 우선협상권이 없다. 그런 만큼 어떤 구단도 이승엽과 접촉할 수 있다.

마침 이만수 신임 감독이 3일 취임식에서 외부 선수 영입과 관련해 "현장과 프런트의 소통이 가장 중요하다. SK를 가장 잘 아는 것이 프런트다. 사장님과 단장님이 부족한 부분을 잘 알고 있다"면서 "서로 의논해서 영입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SK가 이승엽을 영입하는 것이 아니냐는 예상이 이곳저것에서 나왔다. 무엇보다 SK는 올 시즌 4번 타자가 없어 고심을 거듭해야 했다. 이승엽이 가세하면 선발 라인업이 든든해질 수 있다.
하지만 이승엽을 영입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금액적 출혈을 감수해야 한다. 일본으로 건너갔을 때의 2003년 FA 보상 규정을 따라 국내 원소속팀 삼성에 보상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비춰 보면 이승엽과 계약을 원하는 구단은 직전 시즌 연봉에서 50%를 인상한 금액의 200%와 구단이 정한 18명의 보호 선수 외에 1명, 혹은 50% 인상한 금액의 300%를 내줘야 한다.
다시 말해서 2003시즌 당시 이승엽의 연봉이 6억3000만원이었던 만큼 18억9000만원과 보호선수 외 1명, 혹은 28억3500만원을 삼성에 지불해야 한다.
이승엽은 현재 친정팀 삼성 복귀를 최우선 순위에 두고 있다. 하지만 여의치 않을 경우 흥미를 나타내는 다른 구단으로 갈 수 밖에 없다.
이승엽은 올 시즌 날지 않는 볼을 공인구로 쓴 일본야구에서 15개의 홈런포를 쏘아 올릴 정도로 여전한 파워와 기술을 보여줬다. 하지만 2006시즌 이후 줄곧 내리막을 탔다. 때문에 내년 시즌 보호선수까지 1명 내줘야 하는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
SK 입장에서는 여러 의미에서 '이승엽 영입 포기'를 선언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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