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좌완 진야곱, "군입대도 미뤘다"...굳은 결의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1.11.04 09: 03

"올해는 몸 상태가 좋았어요. 그런데 구단 홈페이지에는 재활 선수로 편성되서 오해를 많이 받았습니다".
1차지명 계약과 함께 급성장세를 보였던 좌완 유망주. 지난 4년 간 부상과 제구 난조로 인해 눈물 흘렸던 그는 군입대도 미루고 야구인생의 전환점을 노린다. 두산 베어스 좌완 진야곱(22)이 다시 한 번 스파이크끈을 동여맸다.
2008년 성남고를 졸업하고 1차지명(계약금 2억원)으로 입단한 진야곱은 2007년 8월 대만서 열린 아시아 청소년 야구 선수권서 대표팀 에이스로 활약하며 기대를 모았다. 구속 계측이 후했다는 평가도 있었으나 최고 154km의 직구를 선보이며 연일 쾌투, 대회 최고 투수로 꼽혔던 진야곱은 그해 11월 광주일고 정찬헌(LG, 공익근무 중)과 함께 고교생으로는 유이하게 야구 월드컵 대표팀으로 선발되기도 했다.

프로 데뷔 후 진야곱의 활약상에는 짙은 아쉬움이 있었다. 데뷔 첫 해이던 2008년 계투 추격조로 33경기 2승 1홀드 평균자책점 4.45를 기록했던 진야곱은 2009년 시즌 초 호투하며 7경기 1패 1홀드 평균자책점 2.03의 성적표를 남겼다. 그러나 갑작스러운 허리 부상으로 인해 5월 시즌 아웃되는 비운을 맞았다.
2010년은 진야곱에게 더욱 아쉬웠다. 3월 27일 잠실 KIA 개막전서 6-3으로 앞선 7회초 선발 켈빈 히메네스의 뒤를 이어 던진 진야곱은 아웃카운트 없이 1피안타 1볼넷으로 강판했다. 허리 통증이 재발하며 제 투구를 펼칠 수 없었고 강판 후 진야곱은 라커룸에서 눈물을 흘렸다. 올 시즌 2군에서만 나섰던 진야곱의 성적은 15경기 1승 2패 1세이브 2홀드 평균자책점 4.96.
"올해는 몸 상태가 나쁘지 않았어요. 그런데 구단 홈페이지에는 계속 재활 선수로 분류되어 있어서 다들 '쟤가 아직도 아픈가보다' 생각하시니 안타까웠지요". 올 시즌 1군에 오르지 못한 데는 부상보다 자기 투구 밸런스를 찾지 못한 것이 컸다는 뜻이다.
당초 진야곱은 올 시즌 후 군입대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시즌 막판 140km대 중후반의 묵직한 직구를 되찾으며 경기력이 좋아졌고 일본 미야자키 교육리그서도 17⅓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2.60으로 회복세를 비췄다. 김진욱 신임 감독 또한 김창훈-정대현과 함께 진야곱을 이야기하며 "교육리그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 좌완"이라고 밝혔다.
"글쎄요. 교육리그 때 전체적으로 괜찮다가 감독님이 오셨을 때 약간 안 좋았거든요. 그 때 잘 던졌더라면 좋았을텐데".(웃음)
부상으로 4년 중 2시즌을 날려버렸던 만큼 그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부상 없는 다음 시즌'이었다. "군대도 미루고 1년 더 기다리거든요. 안 아파야지요. 안 아파야 합니다"라며 입술을 깨문 진야곱의 시선은 어느새 그라운드로 향했다.
farinelli@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