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의 재인' 김연주 "차갑다고요? 친해지면 털털한 성격이죠"[인터뷰]
OSEN 장창환 기자
발행 2011.11.04 15: 28

KBS 2TV 수목극 '영광의 재인'에서 천정명의 친누나이자 박성웅의 연인으로 등장하는 차갑고 시크한 매력의 여비서가 있다. 바로 1999년 미스코리아 진 출신 배우 김연주다.
최근 만난 김연주는 훤칠한 키와 늘씬한 몸매 또렷한 이목구비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그녀는  극 중 캐릭터와는 다르게 환한 미소를 지으며 근황을 전했다.
"아시다시피 '영광의 재인' 촬영 열심히 하고 있어요. 또 드라마 '주홍글씨'가 일본 아사히TV에서 방송되고 있어요. 프로모션 제의가 들어와서 '영광의 재인'이 끝나고 내년 1월쯤 일본으로 갈 예정이에요."

'영광의 재인'에서 김연주는 천정명(김영광)의 친누나 김경주로 분해 열연하고 있다. 가난한 현실에 대해 피해의식에 사로잡힌 역할이라고 한다.
"제가 맡은 김경주는 영광이네 장녀에요. 지독한 가난에서 벗어나고 싶어 하는 욕망이 있는 캐릭터죠. 공부도 잘하는 인물이었는데 가정형편상 3류대를 졸업했어요. 거대상사 비서로 일하는데 회장인 서재명(손창민 분)에게 멸시를 당하죠. 한마디로 경주는 시니컬하고 말도 없고 차가운 캐릭터에요. 가족들을 사랑하는 마음은 있지만, 현실에 대한 피해의식이 있어요. 그래서 사람들에게 차가운 모습을 보인다. 속마음은 그렇지 않아요."
경주에 대한 캐릭터를 듣고 김연주의 실제 성격이 궁금해졌다.
"실제 낯을 많이 가려요. 친해지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죠. 보통 작품을 한편 할 때 3개월이나 걸려요. 쉽게 다가오는 사람이 없어요.(웃음) 제가 미스코리아 출신이다 보니깐 사람들이 편견을 가지더라고요. 그래도 친해지면 굉장히 털털한 성격입니다. 특히 남자들은 친해지면 저한테 하는 말이 '처음 이미지와 많이 다르다. 처음 성격이 더 좋다'고 말해요.(웃음)"
일본에서 방영되고 있는 이전 작품인 '주홍글씨'의 차혜란과 '영광의 재인' 김경주는 정반대의 캐릭터라고 한다.
"차혜란과 김경주는 너무 달라요. 차혜란은 참 매력 있는 역할이었어요. 한마디로 팜므파탈이었죠. 차혜란은 여배우고, 겉으로 풍겨지는 매력이 강한 여자고, 자신의 욕심이나 욕망을 있는 그대로 표출하는 캐릭터에요. 반면 김경주로서는 항상 멸시를 당하니까 남에게 지기 싫어서 더 마음을 표출하지 않는 인물이에요. 완전 상반된 캐릭터죠. 속에는 악이 담겼지만 아무렇지도 않는 척하는 것을 연기하는 게 어려워요."
 
'영광의 재인' 촬영장 분위기는 '주홍글씨'때와는 사뭇 다르다고 한다. 선배 배우들이 잘 챙겨줘서 편하게 연기를 하고 있는 듯 하다.
"촬영장 분위기는 '주홍글씨'보다 '영광의 재인'이 좋은 것 같아요. 극 중 연인인 서인철(박성웅 분)과 저는 어둡지만, 우리 집에서는 대체적으로 밝아서 좋아요. 최명길 선배님은 엄마처럼, 정혜선 선생님도 할머니처럼 대해주시고, 남보라도 진짜 여동생처럼 잘 따라요. 또 실제로 박성웅 선배님이랑 손창민 선배님은 재밌어서 좋아요. 여기는 천국 같아요.(웃음)"
김연주는 처음 만난 박성웅과 두 번째 촬영 만에 농도 짙은 키스신을 연기하며 눈길을 끌었다. 사실 이 키스신이 가장 힘들었다고 한다.
"촬영하면서 키스신이 가장 힘들었어요. 박성웅 선배님과 두 번째 촬영 만에 키스신을 가졌다. 또 호텔에서 키스 하는 것이라 더 민망하고 어색했어요.(웃음)" 
출연 배우들과 친해지는데 시간이 걸리는 낯가림이 심한 김연주와 가장 친한 출연진이 누구인지 궁금해졌다.
"사실 조금씩은 다 친해요. 특히 극 중 박성웅 선배는 연인사이니깐 편하게 연기하라고 농담도 많이 사주시고 간식도 챙겨주세요."
김경주를 연기하면서 대사보다는 표정으로 감정을 표현해야 하는 것이 까다롭다고 한다. 김경주는 극 중 연인인 박성웅과 비슷한 성격이다.
"김경주를 연기하면서 내면을 드러내는 것이 힘들었어요. 차라리 대사가 있으면 설명이 되는데 경주는 화가 나도 화를 내지 않는 인물이에요. 무표정으로 한 번씩 쳐다만 보죠.(웃음) 내공이 많은 배우들에게만 나오는 연기라 고민을 많이 하는 편이에요. 인철이랑 많이 비슷해요. 인철도 많이 속으로 누르는 캐릭터니까요. 인철의 카리스마의 노력에 뒤지지 않으려고 노력을 많이 해요."
'영광의 재인'의 연출은 이정섭 PD가 맡았다. 지난해 50%의 시청률로 종영한 '제빵왕 김탁구'의 감독이다. 아직은 신통치 않은 시청률에 대해 김연주는 설명했다.
"배우 입장에서는 시청률이 안 나온다면 속상한 것은 사실이죠. 그런데 연기 하면서 그런 부분까지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제가 할 부분을 다 못할 것 같아요. 캐릭터에 몰입해서 그 인물 속에서 빠져 살고 그것을 표현하는 것에 최선을 다하고 있어요."
김연주는 1999년 미스코리아 진 출신이다. 그런 배경 탓에 연기 초반에는 많이 힘든 시기를 보냈다.
"안양예고 연기과를 나왔어요. 가수 바다랑 배우 안재모가 저랑 동기에요. 이들은 먼저 데뷔해서 왕성한 활동을 했죠. 좀 부럽기도 했어요.(웃음) 원래 저의 장래 희망은 아나운서였죠. 미스코리아 이후 연기를 해보고 싶었던 생각을 많이 했어요. 화려하게 데뷔했는데 신인으로서 겪어야할 기회가 없었어요. 어떤 드라마나 연기를 하더라도 다 평가받는 입장이 된 거죠. 자연스럽게 연기력 논란이 뒤를 이었어요. 드라마 '슬픈연가'에 김희선-권상우와 같은 주인공급으로 캐스팅돼 좋았지만, 어느 하나 나를 가르쳐주는 사람이 없었어요. 그리고 악역에 대한 부담감이 있었죠. 그러다보니 김희선-권상우 팬들에게 오는 악플 때문에 힘들었어요. 그 이후로 슬럼프가 왔어요. 남들은 그 이후 잘 될 거라고 생각했지만, 저는 그 드라마 끝나고 연기를 접어야겠다고 생각했죠. 실제로 '슬픈연가' 끝내고 2년 정도 쉬었어요. 이후 연속극을 두 번하고 나니 연기에 대한 자신감과 경험도 생기면서 성장한 것 같아요. 미스코리아 출신이 어찌 보면 연예계에 입문 기회인 동시에 부담이 많아요. 더 질타를 받죠.
김연주는 미스코리아 출신이라 비주얼만 강조되는 것에 부담을 느끼기도 했지만, 연기에 대한 욕심과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
"연기자로서 '김연주에게 저런 모습도 있구나'라는 말을 듣고 싶어요. 또 '연기에 대한 깊이가 있다'는 말도 듣고 싶죠. 열심히 하는 모습도 보여 드리고 싶어요. '영광의 재인'을 계기로 더 깊이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김연주는 항상 '천상 여자' 역할만 해왔다. 다음 작품에서는 중성적인 매력을 가진 털털한 연기를 선보이고 싶다고 한다.
"털털하고 중성적인 연기하고 싶어요. 기자역할 같은 것.(웃음) 청바지에 남방하나 입고 털털하고 유쾌한 사람 꾸미지 않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재벌 집 딸만 네 번이나 했어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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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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