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호신' 임창용(35, 야쿠르트 스왈로스)이 마무리에서 불펜으로 강등된 지 4일 만에 화려하게 자신의 자리로 복귀하며 귀중한 세이브를 올렸다. 덕분에 오가와 준지(54) 감독도 오랜만에 웃었다.
임창용은 4일 나고야돔에서 벌어진 주니치 드래건스와의 센트럴리그 파이널 스테이지 3차전에서 2-1 리드하던 9회 등판해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으며 세이브를 올렸다.
무엇보다 임창용의 마무리 복귀는 오가와 감독의 깜짝 카드였다. 임창용은 불과 5일 전인 10월 31일 진주구장에서 열린 요미우리 자이언츠와 센트럴리그 클라이맥스 시리즈 1스테이지 2차전에서 팀이 1-2로 뒤진 상황에서 구원 등판했으나 ⅔이닝 동안 3피안타 1사사구 4실점하며 곧바로 불펜으로 강등됐다. 시즌 내내 마무리투수로서 제 역할을 한 임창용으로서는 조금은 당혹스러운 조치로 보였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유가 있었다. 야쿠르트는 후반기 주전 선수들의 잇단 부상으로 전력이 약해지면서 오가와 감독은 최대한 투수전으로 끌고 가야 승리가 가능했기 때문에 한 번 부진했던 임창용마저 빼버렸다. 그렇지만 임창용은 "충분히 이해한다. 내가 못 던졌기 때문"이라면서 "내가 잘 하면 된다"고 말했다. 다시 보여주겠다는 의지였다.
임창용의 말은 맞았다. 임창용은 4일 만에 주어진 마무리 기회에서 2-1 살얼음 리드를 지켰다. 임창용은 9회 팀의 6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첫 타자 아라키 다카히로를 4구째 가운데 낮은 149km 직구로 헛스윙 삼진 처리하며 기분 좋게 출발했다.
덕분에 자신감을 되찾은 임창용은 후속 타자 이바타 히로카즈에게 볼넷을 허용했지만, 모리노 마사히코를 5구째 바깥쪽 낮은 137km 포크블을 던져 1루 땅볼로 솎아냈다. 계속된 2사 1루에서 주니치 4번타자 토니 블랑코와 승부를 벌인 임창용은 4구째 바깥쪽 높은 150km 직구로 중견수 뜬공 처리하며 1점차 리드를 지켜냈다. 파이널 스테이지에서 거둔 첫 세이브. 총 투구수는 18개였으며 직구 최고 구속은 150km까지 나왔다.
사실 임창용은 마무리에서 밀렸던 지난 2경기 모두 불펜에서 몸을 풀고 대기하고 있었다. 혹시 모를 상황에 대한 조치였다. 다행히 임창용은 그 상황을 미리 준비한 덕분에 제 자리로 돌아올 수 있었다.
임창용의 세이브 덕분에 2연승을 달린 야쿠르트는 6전4선승제 파이널 스테이지에서 전적 2승2패로 주니치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임창용의 활약이 더욱더 중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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