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개월이 5일 새벽 엠넷 '슈퍼스타K3' 준결승전에서 탈락, 결승전 진출에 실패하면서 또 한번 엠넷 '슈퍼스타K'의 결승전은 남자들의 무대가 됐다.
투개월은 시즌3가 시작됨과 동시에 묘한 매력과 독특한 보이스로 화제를 모아왔던 김예림이 속한 혼성 듀엣으로, 남성팬들의 뜨거운 지지를 받으며 승승장구해온 팀. 이들의 탈락은 물론 이날 미션곡 '예감 좋은 날'이 눈에 띄게 인상적이지 못했던 측면도 있었지만 '여성 보컬이 결승전에 간 적 없다'는 '슈퍼스타K'의 징크스도 어느 정도 작용을 한 것으로 보인다.
'슈퍼스타K3'의 심사기준은 공식 심사위원 이승철, 윤종신, 윤미래의 심사 점수 35%에 온라인 사전 투표 5%, 생방송 중 진행되는 시청자 모바일 투표 60%가 적용되는 중. 매 시즌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었지만 모바일투표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런데 여성 출연자의 경우, 이 모바일투표에서 다소 불리할 수밖에 없다. 투표에는 아무래도 여성 시청자들이 남성 시청자들보다 더 적극적이기 때문. 이미 '프로'의 느낌이 물씬나는 울랄라세션을 제외하고, 투개월과 결승전 진출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치른 버스커버스커는 여성팬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얻고 있어 아무래도 '인기 투표'에 유리한 상황이었다.
이 프로그램의 지난 1~2 시즌에서도 강력한 우승 후보였던 여성 출연자가 결승전 문턱에서 떨어진 바있다. 1시즌에서 길학미가, 2시즌에서 장재인이 그랬다.
일반 가요시상식 온라인, 문자 투표에서도 비슷한 양상이 전개된다. 비슷한 히트곡을 낸 남녀 가수의 경우, '인기투표'에서 월등히 앞서는 것은 주로 남자가수다. 여자 가수가 보통 대중적으로 폭넓은 인기에 기반하는 반면, 남자 가수는 일부 열혈팬들이 강하게 응집하는 방향으로 팬층이 형성되기 때문. 돈과 성의가 필요한 인기 투표는 당연히 '열혈' 팬들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진행된 '2011 멜론 뮤직어워드' 1차 온라인 투표 결과만 봐도 이같은 현상은 명백하다. 1위는 슈퍼주니어, 2위 비스트, 3위 동방신기, 4위 인피니트, 5위 2PM 순이었던 것. 지난 한해 가요계를 휩쓸었던 걸파워가 무색할 정도. 에프엑스가 6위, 아이유가 8위에 가까스로 올랐으나 나머지는 모두 남성 그룹의 몫이었다.
'슈퍼스타K'도 대중 가수를 배출하는 프로그램인 만큼, 이같은 대중의 특성이 고스란히 적용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는 '정황'일 뿐, 여자 출연자가 불리하다는 객관적인 근거를 마련하기는 쉽지 않다. 엠넷의 한 관계자는 OSEN과의 전화통화에서 "문자 투표의 경우에는 문자메시지만 도착하기 때문에 연령층이나 성별을 알 수 없는 구조다. 그래서 여성 시청자들이 더 많이 문자를 보냈다는 근거는 없다. 다만 존박이나 버스커버스커 등 인터넷 사전 투표에서 여성 네티즌이 지지를 많이 한 후보가 생방송에서도 살아남는 경우는 많은 것 같다. 그래서 여성 시청자들이 문자에 더 적극적이었을 것이라고 '유추'할 수는 있다"고 말했다.
유추만 할 수 있을 뿐, 정확한 집계는 어렵다는 것. 더구나 예외도 존재한다. 이 관계자는 "지난해 우승자였던 허각은 남성팬들로부터 지지를 많이 받았다. 울랄라세션도 남녀 네티즌 모두에게서 비슷한 수준으로 지지를 받고 있다. 꼭 여성 팬들만이 결승전 진출에 결정적 역할을 하는 건 아닌 것 같다"고 분석했다.
한편 '슈퍼스타K3'의 결승전에는 울랄라세션과 버스커버스커가 진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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