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정인욱, "우찬이형 때문에 야구 실력이 느는 것 같아"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1.11.06 11: 59

삼성 라이온즈 투수 정인욱(21)은 3일 밤부터 감기 몸살에 시달렸다. 우승 후유증인 듯 했다. "갑자기 몸이 이상하더라. 아무래도 우승한 뒤 긴장이 풀려 그런 것 같다. 우승만 할 수 있다면 이 정도는 거뜬하다".
그는 3일부터 경산 볼파크에서 담금질에 돌입했다. 오는 25일부터 대만에서 열리는 아시아 시리즈 제패를 위해 정인욱의 활약이 중요하기에. 외국인 원투 펀치 덕 매티스와 저스틴 저마노가 고국으로 돌아가는 바람에 그의 어깨는 더욱 무겁다. 류중일 감독은 "한 번 두고 봐라"고 그의 활약을 예고했다.
정인욱은 "감독님과 코치님께서 '3일부터 운동하라'고만 하셨다. 기사를 통해 알게 됐다"며 "지금껏 국제 무대는 처음이다. 비록 태극 마크는 없지만 잘 해보고 싶다. 어떻게 하는지 모르니까 재미있을 것 같기도 하다. 든든한 (진)갑용 선배님의 리드대로 미트만 보고 던지면 될 것"이라고 했다. 언제나 호기심이 가득한 그는 생애 첫 국제 대회를 앞두고 기대감이 컸다.

오치아이 에이지 투수 코치는 정인욱에게 "아시아 시리즈 전까지 3000개 투구를 달성하면 내년 시즌 선발 요원으로 활용하겠다"고 약속했다. 정인욱은 "원래 2000개 투구를 지시하셔서 1000개 더 던지고 싶다고 했다. 5선발 시켜주신다니까 잘 한 번 던져보고 싶다. 단순히 3000개를 채우는게 중요한게 아니다. 하나 하나 혼을 다해 던져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투수조 막내지만 열정과 근성 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았다.
올 시즌 6승 2패(평균자책점 2.25)로 사자 마운드의 주축 투수로 자리매김한 정인욱은 내년 시즌에 대한 기대가 크다. "작년보다 올해 잘 했고 올해보다 내년에 더 잘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변화구 컨트롤과 커브를 가다듬어야 한다는게 그의 설명. "시즌 내내 그랬지만 변화구 컨트롤과 커브 능력을 키우고 싶다. 3000개 던질때 이 부분에 중점을 둘 생각이다. 저마노에게 커브를 배웠는데 사람마다 손 감각이 다르니까 바로 써먹을 순 없다. 그리고 대화하는데 한계가 있으니 (박)민규에게 많이 배웠다".
그의 내년 시즌 목표는 생애 첫 10승 달성. 그리고 그는 "(차)우찬이형을 이기고 싶다"고 선제 공격(?)을 가했다. 정인욱은 "우찬이형이 2년 연속 10승 투수라고 자랑한다. 이번에 우찬이형이 정말 잘했다. 그러고 보면 우찬이형 때문에 야구 실력이 느는 것 같다"며 "우찬이형이 잘 던진 뒤 나를 놀리면 나 역시 놀려야 한다는 생각에 더 열심히 운동하고 경기할때도 집중하게 된다. 여러모로 우찬이형이 내게 큰 도움이 된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그리고 오치아이 에이지 투수 코치에 대한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오치아이 코치의 엄한 가르침은 정인욱의 성장에 한 몫 하고 있다. 오치아이 코치는 "내게 정인욱을 칭찬하는 일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칭찬보다 질책을 선택한다. 낙천적인 성격을 가진 정인욱이기에 가능하다.
"시간이 갈수록 경험이 계속 쌓이다보니 좋아진 것 같다. 투수가 경기에서 던지지 않으면 성장할 수 없다. 내년에 가장 기대되는 투수다". 오치아이 코치는 정인욱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그리고 그는 "개인적으로는 10~12승까지 가능할 것이라 생각한다. 되도록 패수를 줄이는 투수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정인욱은 틈날때면 오치아이 코치의 기사를 검색한다. 그는 "오늘은 코치님께서 어떤 말씀을 하셨을까 궁금해서 자주 검색한다"고 했다. 스승의 뜻을 제대로 알기 위한 정인욱만의 노력이기도 하다. 올 시즌이 끝날 무렵 오치아이 코치가 삼성을 떠난다는 소문이 나돌았을때 정인욱은 많이 슬펐다고 했다. 자신을 위해 한없이 베푼 스승과 오랫동안 함께 하길 바랐다.
오치아이 코치는 한국시리즈 우승 직후 "삼성에 남겠다"는 뜻을 밝혔다. 정인욱은 "코치님께서 내년에도 계신다고 할때 정말 기뻤다. 코치님께서 갖고 계신 야구 지식과 기술을 모두 내 것으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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