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 FA 정대현을 눈여겨보고 있다
OSEN 박광민 기자
발행 2011.11.05 22: 00

잠수함투수의 희귀성이 한국프로야구에서 메이저리그로 진출하는 최초의 선수로까지 이어질 수 있을까.
미국프로야구(MLB) 복수의 구단들이 자유계약선수(FA)가 된 정대현(33)에게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OSEN은 4일과 5일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과 전화통화를 통해 정대현의 관심 정도를 알 수 있었다. 이들은 "우리는 정대현에게 관심이 있다. 그러나 정대현이 메이저리그 진출에 관심이 있는지를 모르겠다"며 갸우뚱했다.

정대현은 지난 2001년 입단 후 SK 불펜에서 맹활약했다. 통산 99세이브 76홀드 32승22패를 기록 중이다. 더구나 통산 평균자책점이 1.93으로 사실상 SK 허리 중에서도 중심 역할을 했다.
더불어 정대현은 경희대 시절인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 미국대표팀을 상대로 두 차례나 호투하며 단숨에 메이저리그 구단의 스카우팅 리포트에 올랐다. 정대현은 또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과 2008베이징 올림픽에서도 강인한 인상을 남겼다.
이 때문에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은 한국프로야구에서 정대현의 기록보다도 국제대회에서 구위를 입증한 것에 대해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를 내렸다.
그러나 문제가 있다. 지난 30년 동안 한국프로야구에서 뛰다 메이저리그로 진출한 한국 선수는 단 한 명도 없다는 점이다. 최향남이 몇 차례 시도했지만 마이너리그에서만 뛰다 끝내 한국으로 복귀했다. 한화에서 뛰던 외국인 투수 브래드 토마스만이 한국프로야구에서 뛰다 메이저리그 계약을 맺었다. 구대성과 이상훈은 일본을 거쳐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
그래서일까. 메이저리그 구단들은 한국프로야구 출신 선수들의 메이저리그에서 통계가 전혀 없어 영입을 주저한다.
일본프로야구에서는 노모 히데오(43), 이치로 스즈키(38), 마쓰이 히데키(37), 마쓰자카 다이스케(31) 등 수십 명이 메이저리그에 진출해 구단들도 어느 정도 성적을 낼 것이라는 예상을 할 수 있다. 노모는 메이저리그에서 123승을 거뒀고, 이치로는 메이저리그 최고 톱타자 중 한 명으로 10년 넘게 맹활약했다.
지난 2월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브라이언 세이비언 단장 역시 "한국에도 좋은 선수들이 있다는 것은 안다. 그러나 이들이 미국으로 오지 않아서 어느 정도 실력인지 가늠하기 힘들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런 가운데서도 정대현은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충분히 호기심을 가질 수 있는 매력이 있다. 2개 구단 모두 정대현의 보직에 대해 "불펜투수로서 원포인트 릴리프 정도로 보고 있다. 길게는 1이닝까지 보고 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일단 메이저리그에 와서 실력을 증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A구단은 "정대현의 직구 구속이 87마일(140km)을 넘지 않는다. 최고 구속이 너무 낮다. 물론 공 끝의 움직임이 좋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구속이 낮다는 점은 우리에게는 위험요소다"라고 설명했다.
B구단은 "정대현이 제구력이 좋다고 보여졌다. 그러나 수치상으로 놓고 볼 때 사사구 비율이 높다"면서 "불펜에서 나온 투수가 볼넷이 많다는 것은 약점이 될 수 있다"는 뜻을 나타냈다.
이들은 왜 정대현을 원포인트 또는 중간 계투로 활용하려는 것일까. 메이저리그는 30개 팀이 아메리칸리그와 내셔널리그로 나뉘어 있다. 여기 동부, 중부, 서부로 6개 지구로 또 다시 분리해 지구 위주로 많은 경기를 펼친다.
각 팀에는 오른손 거포가 꼭 중심타선에 포진이 되는데 현재 정대현에게 관심을 나타낸 팀들은 경기 막판 오른손 거포를 상대할 때 정대현을 활용하겠다는 계산을 한 것이다.
그렇다면 정대현의 메이저리그 진출 가능성은 어느 정도일까. 일단 정대현은 "해외진출을 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일본인지, 미국인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메이저리그 구단은 정대현의 연봉 및 계약금에 대해 "당장은 한국에서 만큼 받기 쉽지 않다. 메이저리그 구단에서 불펜요원, 그 중에서 원포인트 릴리프 연봉이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하면서도 "그러나 일단 와서 실력만 증명하면 한국에서 보다 훨씬 큰 금액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대답했다.
정대현은 현재 원 소속팀인 SK를 포함한 국내 몇몇 구단에서도 영입 리스트에 있는 말이 나오고 있다. 과연 정대현은 어떤 결정을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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