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우승에도 MVP' 이동국, "내 자신 원망스러워..."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1.11.05 23: 30

'사자왕' 이동국(32, 전북)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 9골을 넣으며 득점왕과 대회 MVP로 선정됐다. 그러나 이동국의 얼굴에서 기쁨을 찾을 수가 없었다. 그늘만이 있었다.
최강희 감독이 지휘하는 전북 현대는 5일 저녁 전주 월드컵경기장서 열린 알 사드(카타르)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2011' 결승전에서 이승현이 후반 종료 직전 2-2 동점골을 넣었지만 승부차기에서 2-4로 패배했다. 전북은 지난 2006년 대회 우승 이후 5년 만의 왕좌 탈환을 눈 앞에서 놓치고 말았다.
이날 이동국은 후반 25분 루이스 대신 투입됐다. 1-2로 밀리던 상황이라 골이 필요했기 때문. 그렇지만 이동국은 기대에 보답하지 못했다. 그는 단 한 차례의 슈팅을 시도했을 뿐 득점에는 실패했다. 이유는 될 수 없지만 종아리 부상으로 인해 컨디션이 너무 나빴다.

그럼에도 이동국은 대회 득점왕에 올랐다. 그는 준결승전까지 넣었던 9골은 이날 골을 기록한 소속팀 동료 에닝요(2위-7골)보다 2골을 더 많이 넣은 것이었다. 이에 AFC는 이동국의 소속팀 전북이 준우승을 했음에도 대회 MVP(최우수선수)로 선정했다.
이동국은 기쁠 수가 없었다. 패배가 자신 탓 같았다. 그는 "결승전까지 올라오며 좋은 경기를 해서 자부심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우승을 놓쳤기 때문에 실망스럽다. 내 자신에게 원망스럽다. 왜 중요할 때마다 정상적인 경기를 하지 못하는 상태가 되는지..."라며 "모든 책임이... 나 때문에 이렇게 됐다. 성원해주신 분들과 우승을 바란 분들께 죄송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동국의 AFC 챔피언스리그 득점왕 등극으로 K리그는 2시즌 연속 득점왕(2010-호세 모따, 9골, 수원)을 배출하게 됐다. 또한 이동국은 2003년 AFC 챔피언스리그 대회가 개편된 이후 2번째 한국인 득점왕(2004-김도훈, 9골, 성남)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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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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