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판대장' 오승환(29, 삼성)이 MVP 후보 사퇴 의사를 표명하며 작은 논란이 된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정규리그 MVP와 신인왕 시상식이 7일 오후 2시 코엑스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열린다.
MVP 후보에는 오승환을 비롯한 윤석민(25, KIA), 이대호(29, 롯데), 최형우(28, 삼성)가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특히 윤석민은 투수 4관왕, 최형우는 홈런왕 포함 2관왕, 오승환은 세이브왕, 이대호는 타격 3관왕을 차지했다. 성적만 놓고 보면 4명 모두 MVP 자격이 있지만 수상자는 오직 한 명이다.
무엇보다 오승환의 후보 사퇴 발언은 큰 파장이 일었다. 오승환은 "팀 동료인 최형우를 위해 후보에서 사퇴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한국야구위원회(KBO)는 "후보 사퇴는 불가능하다"고 해석했다.

그렇다면 전문가 3명이 본 '오승환의 후보 자진 사퇴 발언'이 MVP 후보들에게 손익계산서 축면에서 어떤 영향이 있을까. OSEN은 5일 밤 전화통화를 통해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봤다.
▲허구연 MBC 해설위원, "윤석민이 유리하지 않을까"
허구연 위원은 "오승환의 사퇴 발언과 상관없이 원래부터 윤석민의 가치가 상당히 높았다. 현행 제도가 포스트시즌까지 평가하는 경향이 있긴 한데 오승환이 발언을 안 했어도 가장 강력한 후보였다"면서 "오승환 발언이 아무래도 윤석민에게 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허 위원은 "오승환이 사퇴 의사를 나타냈지만 오승환 표도 꽤 나올 것 같다. 기자들이 볼 때 잘 했다면 뽑지 않겠냐"고 예상했다.
최형우에게 도움이 될지 여부에 대해 허 위원은 "투표단들이 삼성, KIA로 의견을 취합해서 나올 수도 있다. 그럴 경우에는 최형우에게도 영향이 있을 것이다.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하면서도 "그렇지 않고 각자 의견으로 할 경우 큰 효과는 없을 것 같다"고 밝혔다.
허 위원은 이대호의 수상 가능성과 오승환 효과에 대해 묻자 "이대호의 3관왕도 대단한 것이다. 팀이 한국시리즈 못 갔을 뿐이지 잘 했다. 그러나 우리가 흔히 오리지널 3관왕으로 타격, 홈런, 타점을 꼽는데 타격만 수상하고 최형우가 홈런과 타점을 차지했다"면서 "그런 측면에서 윤석민은 오리지널 3관왕을 차지한 만큼 가중치가 주어져야 한다"는 뜻을 나타냈다.

▲이효봉 MBC SPORT+ 해설위원, "오승환 찍을 사람은 그대로 찍을 듯"
이효봉 위원은 오승환 사퇴 해프닝에 대해 "오승환 찍을 사람은 그대로 찍지 않을까 싶다. 시즌 막판 임팩트 때문에 여론이 오승환으로 많이 몰아간 것 같다"면서 "해프닝 아닌 해프닝이 있었지만 큰 영향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위원은 그 이유에 대해 "투표할 사람이 없어져 버리면 그 표가 어디로 갈까 생각하겠지만 오승환이 여전히 후보로 있다. 오승환을 투표할 사람이라면 오히려 그 마음이 예쁘다고 생각해서 더 찍을 것 같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그렇다면 최형우에게는 어느 정도 힘이 됐다고 생각할까. 이 위원은 "투표단이 생각은 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오승환을 찍을 사람은 오승환을 만들고 싶을 것이다. 삼성과 KIA의 싸움으로 보는 사람들이 있는데 MVP는 선수 개개인의 싸움"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 위원은 이대호에게 영향 여부를 묻자 "올해 이대호는 어려울 것 같다. 홈런과 타점 1위를 하지 못했다. 수위 타자로 MVP를 차지한 적이 없었다. 홈런, 타점 2관왕 또는 트리플 크라운이 타자 MVP 공식"이라면서 "관례로 놓고 보면 윤석민과 최형우의 싸움이다. 올해 이대호는 아닌 것 같다"며 냉정하게 평가했다.
이 위원은 수상자 예상을 묻는 질문에 "전체적인 성적은 윤석민이 낫다. 그런데 전반기에 비해 후반기에 약한 모습이었다. 4관왕을 했지만 한가지 아쉬운 것은 후반기 KIA가 무너졌다. 내가 봤던 여러 가지 이유 중 하나는 후반기에 윤석민이 제대로 못했다. 전면에 나섰으면 했는데 로페즈가 앞에 나섰다. 물론 승수는 많았지만 에이스다운 강한 이미지는 부족했다"면서 "윤석민은 좋은 투수지만 강한 투수라는 이미지는 아직 아니다. 강하다는 이미지는 최동원. 때로는 자기를 희생하고 근성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양준혁 SBS ESPN 해설위원, "최형우에게 표가 더해질 듯"
양준혁 위원은 "오승환 본인이 사퇴를 원한다면 받아줘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오승환 표가 최형우에게 갈 것 같다"고 예상했다.
오승환 효과가 최형우에게 힘이 될지 여부를 묻자 양 위원은 "최형우는 타자다. 타자는 전경기를 다 출장한다. 최형우는 133경기 모두 출장했다. 그리고 우승팀의 4번타자"라면서 "오승환의 표가 최형우에게 더해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양 위원은 "그러나 MVP가 전부는 아니다. 되든 안되든 간에 같은 팀의 선후배가 그런 마음을 나눈다는 것이 좋아 보인다. MVP 못 받아도 살아가는데 지장 없다. 서로가 최선을 다해서 좋은 성적을 냈다. 그런 것이 팀이 하나로 되는 것이다. 오승환의 마음만으로도 최형우는 고마울 것"이란 뜻을 나타냈다.
또 다른 후보인 이대호와 관련해 양 위원은 "이대호는 작년에 7관왕을 했기 때문에 사람들의 기대치가 너무 높다. 작년에 비해 성적이 떨어졌다. 그런 부분에서는 MVP에 강렬함이 떨어진다. 한번 했던 선수들은 감표가 된다"면서 "나도 타격왕을 4번이나 했지만 홈런왕에게는 안 되더라. 못 이긴다. 나도 아쉬웠다. 공헌도는 안 뒤지지만 홈런의 메리트가 크다"고 설명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 관계자는 "투표자는 90여표 정도 된다. 투표 결과는 현장에서 밝혀진다"고 말했다. 과연 오승환 효과는 일어날까. MVP 수상자가 벌써부터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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