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환, 소리없이 입술을 깨문 까닭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1.11.06 07: 54

비록 아시아 정상 등극에는 실패했다. 그러나 완전히 끝난 것이 아니다. 전북 주장 조성환은 속으로 울었지만 올 시즌 마지막에는 웃겠다는 강한 다짐을 피력했다.
전북 현대는 지난 5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알 사드와 2011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아쉽게 승부차기로 패하고 말았다. 4강전에서 받은 경고 누적으로 결승전에 나서지 못한 조성환의 공백이 컸다. 조성환은 단순히 중앙 수비수가 아니다. 전북에서 주장을 맡고 있는 그의 공백은 너무나도 컸다.
최강희 감독은 이날 손승준을 조성환 대신 출전시켰다. 임유환도 있었지만 사타구니쪽에 부상을 당해 경기에 나설 수 없었다. 조성환이 빠진 자리를 완벽히 채우지 못한 전북은 분패하고 말았다.

이날 조성환은 경기를 관중석에서 지켜봤다. 4만 명이 넘는 전주월드컵경기장 사상 최다 관중이 들어찬 가운데 그도 함께 있었다. 에닝요의 첫 골이 터졌을 때 함께 환호성을 질렀다. 또 2골을 연달아 내줬을 때 아쉬움이 컸다. 이승현의 동점골 때도 그는 주먹을 움켜쥐었다. 결국 승부차기가 끝난 후 그는 몰래 경기장을 빠져 나왔다.
말없이 경기장을 나가던 그는 "안타깝다"는 말에 쓴웃음을 지었다. 패배에 대한 아쉬움이 아니었다. 자신에 대한 자책이었다. 그만큼 그는 아쉬움을 나타내고 싶었다. 하지만 입을 제대로 열지 않았다. 조성환은 "정말 아쉬움이 남는다"라면서 입술을 지그시 깨물었다.
길게 이야기하기 어려웠다. 패배를 인정할 수 없는 얼굴이었다. 조성환은 말 그대로 최강희 감독이 믿는 선수. 수원 시절부터 눈여겨 봤던 그를 최강희 감독은 전북으로 불렀다. 일본 J리그로 진출했지만 여의치 않았던 그를 믿었다. 조성환도 전북으로 오면서 많은 변화를 겪었다.
전북 이적 후 주장이 되고 아들 쌍둥이를 낳는 등 경사가 많았다. K리그서 경고는 10회를 받았지만 주장으로서 역할은 충분히 해냈다. '닥공' 전북에서도 불안한 수비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하지만 팀이 가장 중요할 때 나서지 못했던 그는 오히려 입술을 더욱 강하게 깨물었다. 아직 끝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비록 ACL 결승에는 나서지 못했지만 K리그 챔피언결정전이 남아있다. 그는 "아직 모든 것이 끝난 것이 아니다. ACL서 우승하지 못한 아쉬움을 K리그서는 꼭 잊어버리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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