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희, "여자들이 나한테 샘을 덜낸다. 섭섭하게"
OSEN 이정아 기자
발행 2011.11.06 10: 02

드라마를 보는 이유 중의 하나는 내가 아닌 다른 이의 삶을 들여다보며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세상사의 시름을 잊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한바탕 웃을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쁜 일이다.
SBS 드라마 ‘보스를 지켜라’를 통해 그 일이 가능하게 해준 그녀, 최강희는 실제로도 드라마 속에서 만큼이나 귀엽고 톡톡 튀는 매력을 갖고 있었다.
“드라마 끝내고 달콤한 휴식을 취했다. 워낙 계획적으로 뭘 하는 것을 좋아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집에 있는 것 좋아하고 즉흥 만남을 좋아하고 그런다. 예전에는 여행도 참 좋아했는데 요즘에는 ‘여행을 다녀서 뭐하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웃음)”

한마디 한마디가 예사롭지 않다. 나른한 듯하면서도 자신의 세계가 뚜렷한 것 같다. 극중 최강희가 연기했던 은설도 결코 예사롭지 않은 인물이었다. 그런 그녀와 실제로 비슷한 면은 좀 있었던 것일까.
“사람을 사람으로 보는 것은 나와 은설이 비슷하다. 하지만 그 외에 모든 것은 다르다. 난 싸움을 잘하지도 못하고 그렇게 크게 말하지도 않는다. 그리고 은설이처럼 사람들 앞에서 우뚝 서서 내 주장을 말할 수 있는 주변머리도 못 된다.”
은설의 긴 머리에 익숙했던 터라 현실 속 최강희의 짧은 머리가 드라마가 끝났다는 것을 더욱 실감하게 했다.
“극중에는 사실 머리를 붙인 부분이 있었다. 원래 머리카락 자르는 것을 좋아한다. 머리카락을 자르며 삭 잘려나갈 때 쾌감 같은 것도 느껴진다.”
극중 은설은 완벽한 무원(김재중)이 아닌 뭔가 부족한 듯한 지헌(지성)을 선택한다. 실제 최강희라면 누구를 선택했을지 궁금했다.
“누구를 선택할지 진짜 모르겠다. 사실 극중에서 무원이 단숨에 나를 정리해서 속상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생각해보니 역시 작가님께서 큰 뜻이 있었다. 실제 나라면...절대적인 매력은 무원에게 있을지 모르겠지만 결국 지헌을 놓지 못하고 평생 옆에 있을 것 같다.”
 
 
이번 드라마를 통해 최강희는 좋은 스태프들과 배우들을 만난 것도 큰 행복이라고 전했다. 그 중에서도 김재중의 연기자로서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한 것 같다며 입가에 미소를 보였다.
“신인인 김재중이 무원을 연기하면서 얼마나 압박감이 컸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참 고민이 많이 될 것 같은 캐릭터였는데 현장에서 하는 것을 보고 ‘어머 저 친구는 타고 났구나’하고 놀랐던 기억이 있다. 처음 김재중이 무원이라는 캐릭터를 연기한다고 했을 때 우려도 좀 됐을 것 같은데 난 김재중이 한 번도 걱정된 적이 없다. 편집실 스태프도 김재중은 여유롭게 하는 것 같은데도 찰나의 순간에 뭔가가 나온다는 말을 하더라. 그게 신기했고 타고난, 본능적인 뭔가가 좋다는 느낌을 받았다.”
최강희는 굉장히 멋진 상대 배우와 호흡을 맞춰도 여성 팬들에게 응원을 받는다. 참 드문 경우다.
“그러게. 여성 팬들이 내게 샘을 덜 내는 것 같다. 이번에 김재중과 사진을 함께 찍었을 때만 봐도 혹시 질투를 사지 않을까 걱정을 했는데 전혀 그렇지 않더라. 그래서 오히려 섭섭했을 정도다.(웃음) 그런데 생각해보면 항상 그랬다. 상대 배우의 팬들조차 잘해보라고 응원을 해준다.”
극중에서는 결혼식까지 올렸는데 실제로 최강희는 연애한지 꽤 됐다고 했다. 결혼 생각을 할 법도 한데 최강희는 결혼을 하는 자신의 모습이 상상이 안 된단다.
“독신주의까지는 아닌데 상상이 잘 안 된다. 극중에서도 드레스를 입는 순간이 어색하게 느껴졌다.”
이번 드라마로 최강희는 ‘로코퀸’으로의 명성도 재확인했다. 하지만 이 부분에 있어서도 최강희는 여유로웠다.
“내가 ‘로코퀸’이었나? 하하. ‘로코퀸’에 대한 특별한 생각은 없다. (왕)지혜한테 줄까?”
새로운 도전을 멋지게 달성하고 또 다른 도전을 기다리는 최강희는 자신만의 방법으로 자신의 길을 걷고 있었다. 여유를 갖고 걸어도 자신만의 길을 낼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 같은 그녀가 내일은 또 어떤 모습으로 찾아올지 기다려진다.
“작품을 하고 있을 때는 작품이 끝나면 책을 쌓아놓고 읽고 싶다, 남해에 가고 싶다, 애견을 제대로 배워보고 싶다 등 여러 가지 생각이 있었는데 막상 끝나자 그냥 이대로 있고 싶고 그냥 자고 싶다. 갑자기 다 없어졌다. 다음에는 어떤 작품으로 찾아뵐지 나도 궁금하다. 사실 얼마 전부터 동안이라는 것에 나 자신을 너무 믿은 게 있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관리의 필요성을 조금 느끼며 오랜 친구처럼 티 안 나게 나이 먹고 싶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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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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