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진 사퇴'를 선언한 오승환(29, 삼성 라이온즈)은 과연 몇 표를 받을까.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주관하는 정규 시즌 MVP 시상식이 7일 오후 2시 서울 코엑스 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열린다.
MVP 후보에는 오승환을 비롯한 윤석민(25, KIA), 이대호(29, 롯데), 최형우(28, 삼성)가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윤석민은 투수 4관왕, 최형우는 홈런왕 포함 2관왕, 오승환은 세이브왕, 이대호는 타격 3관왕을 차지했다. 성적만 놓고 보면 4명 모두 MVP 자격이 있지만 수상자는 오직 한 명이다.

보통 선거에 출마한 후보자는 당선을 위해 자신을 찍어 달라고 부탁하는 것이 상식이다. 지난달 26일 열린 서울시장 보궐 선거 때에도 박원순 당선자와 나경원 후보는 밤늦도록 선거 운동을 했다.
그러나 올 시즌 한국프로야구 정규리그 MVP 시상식은 다르다. '끝판대장' 오승환이 "팀 동료인 최형우를 위해 후보에서 사퇴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에 대해 KBO는 "후보 사퇴는 불가능하다"고 결정해 여전히 후보자로 나선다.
그렇다면 오승환은 총 90여표 가운데 이번 MVP 투표에서 몇 표 정도를 받을까. 여전히 그의 성적만큼은 MVP 수상까지도 근접한 상태라 관심이 더 쏠린다.
먼저 허구연 MBC 해설위원은 "구체적으로 몇 표를 받을 것 같다고 말하기는 힘들다. 그러나 오승환이 사퇴 의사를 나타냈지만 오승환 표도 꽤 나올 것 같다. 기자들이 볼 때 잘 했다면 뽑지 않겠냐"고 예상했다.
그러나 허 위원은 오승환보다 4관왕을 차지한 윤석민의 가능성을 더 높게 예상한 만큼 30% 이내로 볼 수 있다.
이효봉 MBC SPORT+ 해설위원은 "30%는 나올 것 같다"고 말해 오승환의 MVP 수상 가능성을 역설했다.
이효봉 위원은 오승환 사퇴 해프닝에 대해 "오승환 찍을 사람은 그대로 찍지 않을까 싶다. 시즌 막판 임팩트 때문에 여론이 오승환으로 많이 몰아간 것 같다"면서 "해프닝 아닌 해프닝이 있었지만 큰 영향 없을 것"이란 의견을 내놓았다.
이 위원은 그 이유에 대해 "투표할 사람이 없어져 버리면 그 표가 어디로 갈까 생각하겠지만 오승환이 여전히 후보로 있다. 오승환을 투표할 사람이라면 오히려 그 마음이 예쁘다고 생각해서 더 찍을 것 같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마지막으로 양준혁 SBS ESPN 해설위원은 오승환의 표가 많이 감소할 것을 예상했다.
양준혁 위원은 "오승환이 강력한 MVP 후보인 것은 틀림없지만 본인이 사퇴를 선언한 만큼 후보에 남아있더라도 자신의 바람대로 최형우에게 표가 갈 것 같다"고 내다봤다.
과연 오승환은 몇 표를 얻을까. 사퇴를 표명한 가운데서 수상까지도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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