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시즌 54경기를 치러야 한다. 그런데 1,2경기에 힘을 많이 쏟으려고 하는 점은 아쉽다".
2년 간의 공익근무 공백이 무색한 활약을 펼치는 후배가 대견했던지 맏형의 표정은 밝았다. 극찬에 가까운 호평과 함께 장기 레이스를 치르는 만큼 체력 안배 필요성도 강조했다. 안양 KGC 인삼공사의 맏형 김성철(35)이 주전 포인트가드인 '매직 키드' 김태술(27)에게 칭찬과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인삼공사는 지난 6일 부산 KT와 홈경기서 막판 접전 끝 65-62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인삼공사는 시즌 전적 7승 4패로 KT와 공동 3위에 위치하는 동시에 지난 2009년 3월 1일부터 이어졌던 KT전 13연패 수렁에서 벗어났다.

특히 발목 부상으로 풀타임 소화가 어렵던 김태술의 활약이 눈부셨다. 전반 휴식을 취한 뒤 3쿼터가 되어서야 코트에 나선 김태술은 15분 14초 동안 11득점(3점슛 1개) 1어시스트로 팀 승리에 공헌했다. 2일 KCC전서 왼 발목 부상을 당한 김태술은 공-수에서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음에도 4쿼터 3점포 두 개를 쏘아올린 이정현과 함께 수훈갑이 되었다.
부산 동아고-연세대를 거치며 강동희(동부 감독)-이상민(전 삼성)-김승현(전 오리온스) 포인트가드 6살 터울 계보를 잇는 차세대 스타로 주목받은 김태술. 서울 SK 소속이던 데뷔 첫 해 2007~2008시즌 신인왕이 되며 화려하게 데뷔한 김태술은 2008~2009시즌 후 주희정과의 트레이드로 전신 KT&G 유니폼을 입은 뒤 2009년 9월 공익근무로 입대했다. 리빌딩 작업에 들어간 팀 전략에 따른 것이다.
병역 의무를 소화했으나 아무래도 상무가 아닌 공익근무로 복무한 만큼 실전 감각 회복 여부가 변수였다. 그러나 김태술은 복귀 첫 시즌 10경기서 평균 10.6득점 2.9리바운드 4.9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인삼공사 백코트진 핵심 노릇을 하고 있다. 데뷔 첫 두 시즌에 비하면 기록이 다소 처지는 감도 있으나 성공적으로 복귀 시즌 초반을 보내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경기 후 김성철과 함께 인터뷰실에 들어선 김태술은 "경기를 뛰고 나니 발목이 붓기는 했다. 그러나 나뿐만 아니라 다른 선수들도 부상을 이겨내고 뛰고 있다. 재활 치료를 하면서 경기에 나서면 된다"라며 "아직도 정신이 없다. 생각보다 2년 공백이 크더라"라는 말과 함께 웃었다. 김성철 또한 상무 복무가 아닌 공익근무로 병역을 마쳤던 만큼 그의 현재 심리 상태를 모를 리 없었다.
"태술이는 정말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 워낙 천재 스타일의 선수인 데다 훈련도 열심히 하고 웨이트트레이닝도 성실히 해서 몸도 좋아졌다". '성실한 천재' 후배에 대한 김성철의 극찬이었다.
다만 김성철은 김태술이 아직 시즌 풀타임을 치를 체력 안배 감각이 떨어져 있음을 지적했다. 마라톤과 같은 54경기 소화인 만큼 적절한 완급 조절이 필요한데 1,2경기에 모든 힘을 쏟으려고 한다는 이야기였다.
"앞으로도 많은 경기를 치러야 하는데 한 경기, 한 경기에 힘을 너무 많이 쏟으려고 하더라. 그러면 선수가 다치게 된다". 팀에 없어서는 안 될 주전 포인트가드이자 아끼는 후배인 만큼 다치지 않고 한 시즌을 보내라는 따뜻한 조언이다.
farinell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