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완 절실' 두산, FA 시장 뛰어들 것인가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1.11.07 06: 30

일단 팀 내 왼손 투수들을 지켜보겠다는 감독의 이야기. 그러나 내부에서는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서 누군가를 수혈할 가능성도 감지되고 있다. 김진욱 신임 감독 체제로 2012시즌을 준비하는 두산 베어스가 과연 좌완 잔혹사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인가.
지난 3일부터 잠실구장서 마무리 훈련에 열중하고 있는 두산 선수단. 초보 감독으로서 선수들에게 권한과 책임감을 동시에 부여하겠다는 각오를 밝힌 김 감독은 "좌완 투수는 팀 내에서 가장 절실한 부분"이라며 좌완 투수진에 대해 운을 뗐다.
"미야자키 교육리그서 가능성을 보여준 진야곱이나 정대현, 김창훈 등에게 기대가 크다. 특히 김창훈이 좌완 릴리프로서 기대만큼 활약해 준다면 큰 힘이 될 것이다. 왼손 골절상으로 수술을 받은 이혜천은 본인이 빨리 부상에서 회복되어야 경쟁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주겠다".

2008년 1차지명자 진야곱은 교육리그서 평균자책점 2.60(17⅓이닝 5실점)을 기록했다. 2010년 3순위로 두산에 입단한 정대현은 교육리그 참가자 중 가장 많은 28⅓이닝을 소화하며 6실점 5자책으로 평균자책점 1.59로 호투했으며 희귀한 왼손 사이드암으로 올 시즌 가능성을 비춘 김창훈도 평균자책점 2.25에 8이닝 동안 탈삼진 9개를 솎아냈다.
그러나 외부 수혈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선수들을 믿고 이들을 지켜보며 경쟁시키겠다는 것이 김 감독의 마음이지만 팀 내부에서는 FA가 된 SK 이승호(20번)에 대한 관심도 또한 잠재하고 있다. 이현승이 올 시즌을 끝으로 상무 입대하는 만큼 선발로도 계투로도 경험을 갖춘 이승호는 분명 두산에 매력적인 카드다. 특히 이승호는 2008년 두산과의 한국시리즈서 혼자 4홀드를 따내며 엄청난 위력을 직접적으로 발산하기도 했다.
사실 최근 몇 년간 두산은 좌완 투수의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끼며 트레이드 협상에도 관심을 가졌다. 2009시즌 전에는 두 시즌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에 공헌했던 유격수 이대수(한화) 카드로 당시 유망주였던 KIA 양현종을 데려오고자 했고 SK 전병두나 고효준을 데려오기 위한 트레이드 카드도 준비되어 있었다. 그러나 트레이드를 통해 데려온 이는 이현승과 김창훈에 불과했다. 그나마 이현승도 좌완 금민철과 더불어 현금 10억원을 히어로즈에 주며 데려왔고 김창훈도 사실상 한화에서 방출 대상으로 분류했던 투수였다.
2009시즌에는 SK에서 웨이버공시된 크리스 니코스키를 데려왔으나 그 또한 4승으로 확실한 승리카드는 되지 못했다. 올 시즌 초에는 2군에서 호평을 받은 박희수(SK)를 맞트레이드로 데려오려다가 협상이 무산되었던 바 있다. 다른 구단들도 좌완의 소중함을 알고 있기 때문에 두산으로부터 더 큰 카드를 받길 원했다.
일본 생활을 마치고 복귀했던 이혜천은 11억원 계약을 맺으며 많은 기대를 모았으나 올해 단 1승에 그치며 기대에 완전히 어긋나고 말았다. 페르난도 니에베가 비운 자리에 좌완 투수를 수혈하는 방법도 있으나 리그 적응이나 팀 융화 등 여러 변수가 있는 만큼 위험도 또한 크다.
베어스 소속 국내 좌완으로 한 시즌 10승 이상에 성공한 이는 1988년 13승을 따낸 윤석환 전 투수코치가 가장 최근의 인물. 외국인 투수까지 포함하면 2004년 17승으로 공동 다승왕이 되었던 게리 레스 이후 7시즌 째 전무하다. 그나마 전천후로 활약했던 이혜천도 일본 유턴 후 부진에 최근 부상으로 인해 제대로 된 훈련조차 치르지 못하는 중. 지긋지긋한 '좌완난'에 두산이 FA 시장을 노크할 가능성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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