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시즌 신인드래프트에서 1차 전체 3순위로 넥센 히어로즈에 입단한 좌완 신인 윤지웅(23)은 지난 1일 경찰청 야구단에 최종 합격했다. 12월 28일 입대하면 약 2년 간 경찰청 소속 선수로 퓨처스리그에서 뛰게 된다.
대졸 신인들은 보통 일찍 군대를 가기는 하지만 윤지웅은 데뷔 첫 해인 올 시즌 53경기에서 2승 9홀드 평균자책점 4.08을 기록하며 좌완 원포인트 릴리프로 높은 성장 가능성을 보였다. 내년 시즌에 대한 욕심이 더 클 법도 한데 6일 전화기 너머 윤지웅의 목소리는 긍정적이었다.
윤지웅은 "구단에서 혹시 올해 군대에 가겠냐고 하길래 생각해보고 내가 가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대졸 신인은 고졸과 나이 차이가 꽤 나기 때문에 애매하게 1~2년 하다가 가면 너무 늦어진다. 차라리 빨리 갔다와서 새로 시작하는 마음으로 더 잘하고 싶다"고 열의를 보였다.

입대를 앞둔 그에게 지난 1년에 대해 묻자 윤지웅은 한마디로 "매우 불만족스럽다"고 표현했다. 그는 "팀 성적도 좋지 않았고 개인 성적도 기대에 비해 실망스러웠다. 아마추어 때 던졌던 것과 많이 달랐다. 갑자기 프로에 와서 적응하지 못한 것 같다.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던 실력도 발휘하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런 윤지웅에게 경찰청에서 뛸 수 있다는 것은 한편으로는 다행이었다. 윤지웅은 "남자라면 군대를 가야 하는데, 야구를 하면서 군대까지 해결할 수 있다는 건 행복한 일이다. 신분만 군인 신분일 뿐 2군에서 2년을 보내는 것이다. 거기서도 열심히 해서 2014년 시즌에 돌아오면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구체적인 목표도 세워놓았다. 윤지웅은 "먼저 살을 찌우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180cm에 72kg. 야구선수로서는 왜소한 체격이다. 그는 "살을 찌우기 위해 고기 7~8인분씩도 먹어봤는데 안찌더라"며 "원래 살이 안찌는 체질"이라고 했다.
윤지웅은 "입대하면 웨이트 트레이닝을 열심히 하면서 살을 찌워서 힘을 많이 키우고 싶다"는 목표를 밝혔다. 입대 후 보직에 대해서는 "상관없다. 어디서든 내 공을 던질 수 있으면 좋다. 내 임무만 열심히 하고 싶다"며 성숙한 모습을 보였다.
김시진(53) 넥센 감독의 첫 마디도 "살 찌워 오라"였다고 했다. 김 감독은 윤지웅에게 "2년 동안 건강히 잘 하고 돌아오라"고 덕담을 보냈다. 1년 동안 그를 키워온 정민태(41) 투수코치도 "올 한 해가 너에게 의미있는 한 해가 됐을 것"이라며 "2년 동안 갔다오면 더 발전되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발전 가능성이 높은 성실한 투수. 윤지웅은 경찰청 최종 합격 당시에도 일본에 있었다. 그는 "오사카에 좋은 운동 프로그램이 있는 곳이 있다고 해서 일주일 정도 운동을 하고 왔다. 새로운 프로그램이 많았다. 팀 훈련은 쉬고 있지만 개인적으로 계속 운동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도 고향 부산에 머물면서 모교 동의대에서 운동 중이다.
어디서든 최선을 다하고 야구만을 생각하는 투수 윤지웅. 그가 2년 동안 얼마나 기량을 발전시킬 수 있을지 의심할 필요가 없을 듯 하다. 대신 2년 후 성장한 모습으로 돌아올 그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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