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표정한 얼굴 속에 19살 특유의 풋풋함이 녹아 있는 신인이 가요계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가수가 되기 위해 30kg을 감량했다는 정규가 그 주인공. 정규는 혹독한 다이어트에 성공한 의지만큼 이번 데뷔 앨범 ‘독한 말’에 대한 투지를 불태웠다.
최근 만난 정규는 97kg에 육박했던 인물이라고는 생각하기 힘들 정도로 탄탄한 몸매와 수려한 외모를 뽐냈다. 정규는 얼마 전 있었던 첫 무대에 대한 소감을 털어놓으며 수줍게 웃었다.
“최근 MTV에서 데뷔 무대를 가졌어요. 그 무대가 있기 몇 일 전부터 너무 떨려서 잠이 오지 않았어요. 걱정이 많았어요. 하지만 막상 무대에 선 뒤엔 음악에 몰두했고 실수 없이 잘 끝마쳤죠. 이번 곡은 이별을 앞두고 독한 말을 내뱉는 남자의 이야기인데 사실 전 연애 경험이 많지 않아서 감정 잡기가 어려워요. 그래서 항상 그 상황들을 생각하고 연습해요.”

어렸을 때부터 노래하는 것을 즐겼다는 정규는 중학교 3학년 때부터 음악을 공부했다고 전했다. 그 때 그의 몸무게는 97kg. 정규는 음악을 시작하기에 앞서 헤쳐나가야 할 장애물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어려서부터 노래하는 것을 좋아했어요. 축제나 수학여행을 가면 앞에 나가 노래하곤 했죠. 그러다 제대로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음악학원을 등록해 열심히 배웠어요. 하지만 학원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많은 관문을 통과해야 했죠. 제가 그때 몸무게가 97kg이었거든요. 아버지께 음악하겠다고 했더니 우스갯소리로 들으시더라고요. 저는 제 의지를 보이기 위해 2개월 간 30kg을 감량했어요. 그제서야 아버지가 제 의지를 인정하시고 음악 공부를 허락하셨죠.”
2개월간 30kg 감량이라니. 듣기만 해도 입이 떡 벌어졌다. 정규는 어떤 마음과 어떤 방법으로 이 기적 같은 일을 해낸 것일까.
“30kg을 뺀 것은 중학교 3학년 때 였어요. 무조건 굶었어요. 하루에 고구마 하나씩 먹고 걷고 또 걸었죠. 그러다보니 근육도 빠지고 정신 상태가 혼미했어요. 요요현상도 심하게 왔죠. 안되겠다 싶어서 고등학교에 올라간 후로는 운동과 식이요법을 병행해 건강한 다이어트를 했어요. 살을 빼니까 이성간에 인기도 늘고 저에 대한 인식을 달리 해주시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아버지 역시 음악하는 것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으셨죠.”

정규의 롤모델은 나윤권이다. 음악을 공부하던 때 정규에게 있어 나윤권은 진리였고 신과 같은 존재였단다. 정규는 나윤권이 자신의 첫 무대에 큰 힘을 실어줬다고 말하며 기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나윤권 선배님은 저의 롤모델이에요. 창법이나 목소리 등 모든 것이 제가 추구하는 이상향이에요. 저에게 신과 같은 존재인 나윤권 선배님이 제 첫무대에 힘을 실어주셨어요. 첫 무대 리허설 때 우연한 기회에 나윤권 선배님과 통화를 하게 됐어요. 그때 나윤권 선배님이 ‘긴장하지 마라. 너의 노래를 들어 보겠다. 첫 방송일텐데 힘내라’라며 조언을 해주시고 제 이름도 불러주셨어요. 노래로만 듣던 목소리를 들으니 정말 기뻤어요.(웃음)”
정규는 이번 싱글 앨범 ‘독한 말’로 소박하지만 당찬 포부를 밝혔다.
“이번 앨범으로 ‘정규라는 친구의 노래가 좋다’라는 소리만 들어도 정말 좋을 것 같아요. 정규라는 이름의 가수가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어요. 보컬리스트로서 자만하지 않고 열심히 연습하고 있는 만큼 대중들도 저의 이런 모습을 알아주실 거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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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