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엽, "나얼과 나머지일 때..욕심 많았다" [인터뷰]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1.11.08 09: 06

보컬그룹 브라운아이드소울의 리더에서 대중 스타로. 가수 정엽은 그렇게 20~30대 여성들의 이상형이 되고, 최고 인기 DJ가 되고, CF 모델이 됐다. MBC '우리들의 일밤-나는 가수다'를 통해 기존 마니아팬들 위에 대중적인 인기를 얻은 정엽은 하지만 "지금처럼만 뛰지 않고 천천히 가고 싶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지금의 인기가 편하게 주어진 것만은 아니다. 브라운아이드소울이 '나얼과 나머지 셋'으로 불릴 때는 본인을 위해, 그리고 팀을 위해 어떻게든 잘 돼야겠다는 욕심도 냈다. 최근 솔로 정규 2집 '파트1:미(Me)'를 발매하고 타이틀곡 '눈물나'로 다시한 번 리스너들의 감성을 적신 정엽과의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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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가수다' 이후 대중적 인기가 크게 올라갔다. 좋지만 불편한 점도 있을 듯 한데

▲ 많이 알아봐주셔서 좋고 즐겁다. 물론 지금은 혼자지만 연애하면 손잡고 걸어다니고 싶은데 그러면 힘들지 않을까 생각하기도 한다. 이제 조금 불편해진 것도 같다.
- 앨범 재킷이 프랑스 파리까지 다녀 왔는데 얼굴, 발, 호텔 방을 찍은 이유가 있나?
▲ 이번 앨범의 전체적인 주제가 너 없는 나, 나 없는 너다. 니가 없음 나도 없다란 주제의 재킷이다. 내가 거울을 보고 있는데 거울에는 내가 없는 것 같은 이미지를 보여주고 싶었다. 주위에서 그거 찍으려고 파리까지 갔다왔냐 놀리시기도 하지만, 뮤비에서는 파리가 많이 나왔다. 하하. 실내에서는 분위기나 콘셉트가 중요해서 그렇게 찍었다.
- 이번 '파트 1'은 다 이별에 관한 노래다. 최근 이별인 듯한 느낌까지 든다.
▲ 최근 이별은 아니다. 많은 부분 상상하며 가사를 쓴다. 이번 타이틀곡 '눈물나'는 '이제 어디로 갈꺼야'로 시작하는데, 가사가 너무 안 나와서 되게 고심하고 있었을 때다. 우연치 않게 티비를 보는데, 배우 남자가 여주인공한테 '이제 어디로 갈꺼야?'라고 묻더라. 그냥 일상적 대사였다. 여기서 난 모티프를 찾았다. 혼자 남겨져 있다면 갈 데가 없는데 어디로 갈거니 이렇게 묻는 것 같아서 그렇게 가사가 떠올랐다.
- '파트 2'는 어떤 앨범이 될까?
▲ '파트 2'는 장르적으로 모든 음악이 다 들어갈 것 같다. 흔히 나를 알앤비나 발라드 만 좋아할 것으로 생각하는데 사실 정말 다양한 장르를 좋아한다. 일렉트로니카, 딥한 록도 있을거고 옛스러운 포크도 있을거다.
- 라디오 '푸른밤'이나 콘서트에서 보면 입담과 유머감각이 굉장하다. 정엽은 원래 웃긴 남자?
▲ 맞다. 되게 정적일 것이라고 생각들 하시는데, 맨날 웃고 떠드는 것을 좋아한다.
- 처음으로 외부 작곡가 윤종신에게 곡을 받았다.
▲ 윤종신 선배와는 특별한 인연이 있기 보다는 윤종신 선배가 라디오 코너에 나오신 적이 있는데, 그 이후로 트위터로 인사도 드리며 지내왔다. 그러다 곡을 의뢰하게 됐다. 외부 곡은 받아본 적이 없는데 부드러운 포크송을 하고 싶은데 윤종신 선배가 떠오르더라. 그래서 문자를 드렸다. 나온 음악에 정말 딱 마음에 들었다.
- '슈스케3'에 심사위원으로도 나왔다. 참가자들한테 독한 소리를 못하던데
▲ 원래 냉정하게 얘기한다. 난 직설적인 사람이다. 사실 다 잘 하니까 딱히 할 말이 없더라..처음에는 나갈까 말까 고민을 많이 했다. 내 주제에 누굴 심사하는 것은 아닌 것 같아서다. 누군가에게 조언을 할 입장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좋은 얘기를 해 주고, 내 노하우를 얘기해줄 수 있다면 그 자리에 있을 수 있겠다란 생각이 들어 나가게 됐다. 제일 기억에 남는 참가자는 손예림. 정말 귀엽다. 결혼하면 딸을 낳고 싶은데 손예림 같은 딸을 낳았으면 좋겠다.
- 결혼은 언제 할 예정?
▲ 결혼에 대한 생각은 있는데, 빨리 하고 싶지는 않다. 연애는 늘 해오다가 한 2년 쉬었다.
- 20~30대 여성들한테 인기가 많다. 무슨 이유라고 생각하나?
▲ 음. 현실감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저 정도면 나도 만나볼 수 있겠다'란 생각. 가수이긴 한데 부담스럽지는 않고 그런 느낌인 것 같다. 내가 꽃미남도 아니고 유명한 스타들처럼 '저 사람은 연예인이다'란 생각을 주는 동떨어진 사람은 아니지 않나. 그래서 조금 더 쉽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하는 것 같다.
- 면도 한 게 화제였는데
▲ 어느 날 샤워하다가 갑자기 면도할까?란 생각이 들어 했다. 내가 참 유명해진건가 그런게 기사도 나고 재밌고 신기하더라. 수염 깎으니 여자분들이 좋아하더라. 그래서 다시 안 기르려고 한다. 하하
- 라디오 '푸른밤'을 통해 최고의 DJ 중 한 명이 됐다. 사실 매일 방송이 힘들 것 같기도 한데
▲ 매일 라디오 하는 게 보통일은 아니다. 하지만 힘들면서도 다시 라디오를 통해 에너지를 받는 것 같다. 청취자들한테 얘기하면서 나도 기댈 수 있는 보이지 않는 어깨가 있다는 생각이다. 그래서 고맙다. 힘들고 지치는데 '푸른밤'에서 내 얘기를 하며 푼다. 내 얘기할 게 많고 운도 좋았다. 더 잘하고 싶다. 오래하고 싶다. 어릴 때부터 꿈꿔온 디스크 자키를 생각보다 빨리하게 돼서 행복하고 감사하다. 라디오 DJ 섭외 요청이 왔을 때 너무 놀랍고 기뻤다. 소리 지르고 싶을 만큼. 이제 1년이 좀 넘었는데 라디오에 대한 욕심이 많다.
- 이제 나얼도 DJ가 된다. 브라운아이드소울 멤버들 중 반이 DJ다.
▲ 그렇다. 내가 다 좋다. 나얼에게 섭외왔을 때 무조건 하라고 했다.
-'푸른밤'에서 '여배우들'이란 코너가 화제다.  실제로 출연한 여배우들과 연락하는가?
▲ 한 번도 연락처를 받아본 적 없고 물어본 적도없다. 사실 수요일마다 인터뷰하는 거니까 힘들다. 그래서 수요일마다 되게 힘들다. 여배우의 뭔가를 끌어내야 하니까 준비도 많이 해야 하고, 하기 전에 부담스럽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영광이고 재미있다.
-브아솔은 언제 컴백하나?
▲ 할 게 너무 많아도 내년에는 꼭 내야지라고 생각한다. 이제 영준-정엽-나얼의 순으로 솔로 앨범이 발표된다. 2003년 첫 음반을 내고 소속사 문제로 4년을 쉬었고, 그 이후에도 앨범을 많이 내지는 못했다. 대중 아티스트가 대중에 소홀하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내년에는 꼭 낼 것이다.
- 정엽이 스스로에게 바라는 것은?
▲ 늘 지금처럼 지냈으면. 앞으로 어떤 생각을 하든 늘 지금처럼 잘 걸었으면 좋갰다. 노래한 지 17년이 됐다. 데뷔한 지는 8년이 넘었고 지금처럼 천천히 가는 게 좋은 것 같다. 뛰어왔으면 넘어졌을 텐데 걸어와서 좋았다. 딱 지금처럼만 걸었으면 좋겠다.
- 욕심이 없는 사람인가?
▲ 절대. 욕심 되게 많다. 지금와서 여유를 찾았는데 브라운아이드소울로 데뷔하고 나서는 나얼과 나머지 셋으로 불렸었다. 그 때 솔로 정규 1집 내면서 무조건 잘 돼야겠다란 생각을 했다. 그래야 브라운아이드소울도 더 알릴 수 있다는 생각을 했고, 나를 위해 멤버들을 위해 뭐든 되게 열심히 하려고 했다. 내가 잘 돼야지 우리들이 잘 돼야된다는 생각. 그래도 그 때는 나밖에 몰랐던 것 같다. 이제는 나머지 멤버들이 더 잘 됐으면 좋겠다. 이제는 내가 디제이라 한번이라도 우리 멤버들 음반을 틀어줄 수 있다는 것이 감사하다. 얼마 전 '스케치북'에 성훈이랑 같이 나갔는데 되게 울컥했다. 기분이 되게 묘하더라. 사실 혼자 방송하면서 외로웠다. 방송계에는 패밀리도 많고 그룹들이 활동하는 거 보고 외롭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같이 해서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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