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KCC 하승진(26·221cm)이 '최장신' 타이틀을 다시 달았다. 222cm로 역대 최장신 선수로 영입된 서울 삼성 외국인 센터 피터 존 라모스(222cm)가 퇴출됐기 때문이다.
코트에서 '최장신' 하승진의 존재감은 아주 뚜렷하다. 그가 골밑을 지키면 든든하다. 활동 반경은 넓지 않지만 압도적인 높이가 있기 때문에 상대가 쉽게 못 치고 들어온다. 공격에서도 신장만으로도 상대의 더블팀을 유발한다. 골밑으로 다가갈수록 슛 성공률이 높다.
올 시즌부터 프로농구 외국인선수 제도가 1인 보유 1인 출전으로 바뀌면서 하승진의 존재감이 더욱 커졌다. 그는 "결국 성적을 내기 위해서는 내가 코트 위에 많이 서 있어야 한다. 전경기를 뛰어야 한다. 책임감이 늘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 2일 안양 KGC전에서 뜻하지 않은 왼쪽 어깨 부상으로 2경기를 결장해야 했다.

하지만 부상에서 돌아온 지난 8일 울산 모비스전에서 하승진은 최장신 센터의 위력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부상 통증이 다 가사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올 시즌 가장 많은 37분24초를 소화하며 18점 17리바운드로 활약했다. KCC도 모비스에 72-66으로 승리하며 하승진의 복귀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경기 후 전태풍은 "하승진과 함께 하니 너무 쉽다. 편하다"고 설명했다.
올 시즌을 마치면 공익근무요원으로 군입대 할 것으로 보이는 하승진으로서는 어느 때보다 동기부여가 확실한 시즌이다. 이제 10경기밖에 치르지 않았지만 데뷔 후 처음 경기당 평균 출전 시간이 30분대(30분51초)를 넘어섰다. 평균 12.4점 10.4리바운드로 시즌 더블더블 성적을 내고 있다. 두 자릿수 리바운드는 데뷔 후 처음이다.
KCC는 외국인 선수도 포워드형 디숀 심스를 뽑았다. 웨이트가 많이 나가지 않고, 골밑 수비에는 한계가 있다. 하지만 재빠른 움직임과 정확한 슛으로 평균 23.6점 9.5리바운드로 활약하고 있다. 심스의 활용도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결국 하승진이 최대한 오랫동안 코트를 지켜야 한다. 그래야 팀 전체가 살아난다.
하승진은 "내가 코트에 오래 뛴다면 팀이 좋은 성적을 거둘 것"이라고 말했다. 모비스전에서도 KCC는 3점슛 16개 중 2개밖에 넣지 못하는 외곽슛 난조 속에서도 하승진을 앞세운 골밑 우위로 경기를 승리했다. 외곽슛까지 터져준다면 KCC의 하승진 효과는 배가 될 것이다.
그 역시 그 사실을 잘 인지하고 있기에 어느 때보다 의지를 보이고 있다. 부상 복귀전에서 하승진은 폭발력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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