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야구선수들의 개인홈피와 SNS 실상은?
OSEN 박광민 기자
발행 2011.11.11 08: 49

지난해 한국프로야구에서는 인터넷 개인 홈페이지와 소셜네트위크인 트위터 때문에 모 구단이 홍역을 치렀다. 지난 6일에도 모 구단 선수가 개인홈페이지에 자살을 암시하는 듯한 글을 남겨 구단 관계자가 자정 가까운 시간에 전화를 걸어 확인하는 일이 벌어졌다.
사실 야구 선수들의 개인홈페이지와 SNS 사용은 자연스러운 시대적 흐름이다. 이는 한국 뿐 아니라 미국과 일본 야구 선수들도 개인홈페이지, 블로그, 그리고 트위터, 페이스북은 사용한다. 이곳은 개인의 감정을 표현하고 교감하는 사생활 공간이다. 그러나 가끔은 예상치 못한 파장이 일어나 문제가 되기도 한다.
한국프로야구 선수들도 SNS를 많이 사용한다. 어린 선수들의 사용하는 빈도가 높고, 나이가 들 수록 낮다. 주로 '싸이월드', 트위터, 페이스북, 개인 블로그 순으로 선수들이 SNS를 사용하는 이유는 운동 후 밀려오는 외로움을 달래고 팬들과 직접 소통하는 것에 대한 재미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8개구단 20대에서 30대 초반 선수들 상당수가 트위터를 활용한다.

그러나 한국의 경우 이로 인해 문제가 되면서 구단별로 인터넷 사용 규정을 강화해 최대 1000만원까지 벌금을 정해놓고 선수단의 SNS 사용에 경각심을 불어 놓은 상태다. 실제로 선수들이 적은 한 마디는 삽시간에 인터넷을 타고 퍼지면 커다란 반향을 일으키게 된다. 확인되지 않은 정보, 또는 거짓 정보가 확대되면서 기침을 했는데 폐암까지 걸리게 되는 일이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OSEN은 지난 2월 미국프로야구(MLB)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스프링캠프가 열린 애리조나주 굿이어 볼파크를 찾았다. 이날 훈련을 마친 액타 감독은 클리블랜드 담당 기자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가졌다. 매일 훈련을 마친 뒤 20여분 동안 편하게 이야기를 주고 받는다. "사이즈모어 몸 상태는 조금 올라왔냐?, 선발 투수진은 어떻게 꾸릴 것이냐? 주전 포수는 누가 될 것이냐? 추신수 몸 상태는 어떤가?" 이런 이야기가 오갔다.
그런데 이날 액타 감독이 클리블랜드 지역 언론인 폴 호인스 기자에게 "당신은 어떻게 그렇게 빨리 저와 인터뷰 때 나눴던 내용을 트위터에 올립니까. 대단합니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곁에 있던 AP통신의 클리블랜드 스티브 헤릭, 조단 바스티안, 셀든 오커, 척 크로우, 존 폴 모로시가 웃기 시작했다. 재미있는 사실은 이 자리에 있던 모두가 트위터를 한다는 것이었다. 액터 감독도 얼마 전에 트위터를 시작했다.
당시 매니 액타 클리블랜드 감독은 선수들의 트위터(인터넷 단문메시지) 사용에 조심스러운 태도가 필요하다는 뜻을 밝혔다. 가끔은 밖으로 공개되어서는 안 되는 말들도 트위터에 올라오는 경우가 있다. 액타 감독이 우려하는 부분도 이런 점 때문이다. 실제로 이날 폴 호인스 기자는 "액타 감독. 당신의 팀 마무리 투수 크리스 페레스가 트위터에서 많은 팬들과 이야기를 하던데…. 어떻게 생각하나요?"라고 물었다.
이에 대해서 액타 감독은 "선수들이 자유롭게 하는 공간이기 때문에 뭐라고 하긴 조심스럽다"고 말했지만 "그런데 팀 내에서 우리끼리 한 이야기기 밖으로 빠져 나가면 민감한 사안으로 되는 경우가 생길 것 같은 마음이 든다"며 우려심을 나타냈다. 맞는 말이다. 감독이 모 선수를 꾸짖었는데 반항심에 그 말이 밖으로 흘러 나가면 모양세가 좋지 않다. 거기에 감독을 비방하는 말까지 있으면 더더욱 문제가 될 것이다. 
기자 회견을 마치고 모로시 기자에게 물었다. 모로시는 클리블랜드만 담당하는 것이 아니라 메이저리그 30개 구단을 모두 담당하기 때문에 모든 팀의 정보를 잘 알고 있었다. 모로시는 "아직까지 트위터에 팀이나 감독을 비방한 적은 못 본 것 같다. 다만 액타 감독이 말한 것은 팀 내 이야기가 밖으로 나갈 경우 민감해 질 수도 있다는 뜻이다"며 "아마도 금지는 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선수들에게 민감한 멘션에 주의할 것을 당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프로에서는 특별히 아직까지 큰 문제는 없었다. 그러나 미국 대학 운동부에서 트위터를 금지를 하는 경우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며 실제로 트위터 사용을 금지시킨 사례를 알려줬다.
미국의 상징은 '자유' 아닌가? 그 어떤 나라보다도 자유롭고, 개개인에게 자유를 보장해 준다고 전 알고 있다. 그래서 모로시에게 그대로 이야기했다. 너희 나라의 상징이 자유가 아니냐고. 그랬더니 모로시는 "네 말이 맞다. 그래서 조금 전에 액타 감독이 말한 부분은 조금 민감해 질 수도 있다"며 조심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클리블랜드 선수들 가운데 트위터를 하는 이들이 몇 명 있다. 그 중에서도 '마무리투수' 크리스 페레스는 상당한 팬들과 팔로워를 주고 받아 '맞팔'을 했다. 페레스가 특별히 문제를 일으켰다거나, 일으키진 않을 것이다. 지난번에 인터뷰를 하면서 느낀 점은 페레스는 인격적으로도 굉장히 성숙해 보였다. 그리고 사람들과 대화하는 것도 좋아하는 것 같았다. 아마도 트위터에서 팬들과 자유롭게 대화하는 것도 이런 이유일 것이다. 모로시는 "구단에서도 선수들에게 트위터를 금지시킬 수도 있다. 그러나 무작정 금지시키는 것보다 먼저 정중히 요청할 것"이라며 그나마 자유 속에서 서로 대화를 하는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그러나 트위터 때문에 문제가 된 기옌가(家)를 소개한다. 시카고 화이트삭스 아지 기옌 감독은 지난 4월 28일 뉴욕 양키스와 원정 경기에서 1회 폴 코너코의 삼진 판정에 항의하다 퇴장을 당했다. 퇴장을 당한 것은 큰 문제가 아니었다. 그러나 그는 라커룸으로 들어가 트위터에 "이번 퇴장 때문에 많은 돈을 날릴 것이다. 참 딱한 일이다"라는 말을 적은 뒤 "양키스타디움에 터프가이가 나타났다"며 자신을 퇴장시킨 심판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메이저리그는 트위터를 포함한 페이스북, 개인 블로그를 경기 시작 30분 전까지만 사용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경기 중 사용은 제재를 당한다. 이 때문에 기옌 감독은 2경기 출장 정지와 벌금을 받았다. 지난해에는 그의 아들인 오니 기옌이 트위터에 화이트삭스 단장인 켄 윌리엄스에 대한 말을 적어 문제가 됐다.
일본프로야구 선수들도 트위터를 즐겨 한다. 한국에서도 유명한 니혼햄 파이터스 에이스 다르빗슈 유는 트위터를 통해 팬들과 소통을 한다. 가끔은 영양관리를 어떻게 하는지를 이야기하는 경우도 있다. 소프트뱅크 호크스 가와사키 무네노리는 요즘 한류에 빠져있다. 그래서 그는 가끔 한국어로 트위터할 때도 있다.
한국과 인연이 깊은 전 SK 세키카와 고이치코치(현 라쿠텐) 코치, 삼성 라이온즈 오치아이 에이지 코치도 트위터를 한다. 특히 오치아이 코치는 일본 내에서도 재미있는 정보가 올라온다는 소문이 퍼져 유명하다. 가끔 차우찬과 트위터에서 대화를 하는 것을 일본인들이 지켜볼 정도다.
그러나 문제도 있었다. 쓰루모토 유우키(히로시마,22)는 친정팀 야쿠르트에서 뛰다 올 시즌 전 이적했는데 전지훈련 때 블로그에서 "히로시마 재미없다" "우울병 나겠다.친정팀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적어 구단이 선수한테 엄중히 주의를 줬다. 그 선수는 블로그를 그만뒀다. 또 전에는 야쿠르트 간판선수인 아오키라고 밝힌 이가 있었으나 거짓 인물인 것이 밝혀져 큰 파장을 일으키기도 했다.
야구선수들의 홈페이지와 SNS 사용은 한국, 미국, 일본을 떠나서 개인의 자유로운 공간이기 때문에 존중해줄 필요가 있다. 제제를 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구단 역시 선수들에게 주의를 주면서 설명을 하지만 가끔은 예상치 못한 일들이 일어나면서 큰 문제로 확대되기도 한다. 선수들 역시 자신이 공인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팬들을 자극하는 문구보다 귀감이 되거나 교훈이 되는 내용을 함께 나눠 인터넷에도 훈훈함이 넘쳐날 수 있도록 할 필요도 있다.
agass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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