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업포수 후보' 롯데 김사훈 "PO, 야구에 새 눈 떴다"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1.11.09 13: 02

"선배님, 금방 갈게요. 잠시만요".
4월부터 10월까지 뜨거웠던 사직구장은 언제 그랬냐는 듯 차분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벌써부터 내년을 준비하는 선수들은 7일부터 사직구장에서 마무리훈련에 돌입, 굵은 땀방울을 쏟아내고 있다.
아직은 정식 선수가 아닌 포수 김사훈(24,롯데 자이언츠) 역시 마찬가지였다. 한민대를 졸업하고 지난해 신고 선수로 어렵사리 롯데 유니폼을 입은 김사훈은 퓨처스 남부리그에서 67경기에 출장하며 기량을 키워왔다. 김사훈은 이용훈과 배터리로 호흡을 맞추며 한국 프로야구 역사상 최초의 퍼펙트게임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가능성을 인정받은 김사훈은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불펜 포수로 나서는 기회를 가졌다.

8일 사직구장 앞에서 훈련을 마치고 귀가하던 김사훈을 만났다. 마침 이용훈과 목욕을 하러 가던 김사훈에게 인사를 건네니 이용훈에게 뛰어가 "선배님, 잠시 이야기 하고 금방 갈게요"라고 양해를 구하고 돌아왔다. 이용훈은 9월 17일 퓨처스리그 한화전에서 퍼펙트를 달성했다. 그때 포수가 바로 김사훈이다. 이번 플레이오프에 배터리는 다시 1군에서 만났다. 이용훈은 플레이오프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고 김사훈은 불펜 포수로 합류했다. 김사훈에게 이용훈과 친하게 지내냐고 묻자 "선배님이 잘 해주신다. 특히 야구 이야기를 많이 나눠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고 답했다. 
플레이오프는 김사훈에게 야구를 새롭게 보게 한 기회였다. SK와의 플레이오프동안 김사훈은 불펜 포수로 나서 뒤에서 함께 격전을 치렀다. 김사훈에게 어떻게 플레이오프를 치렀는지 묻자 "일단 1회에는 더그아웃에서 선배님들과 함께 있었다. 그러다가 금방 투수들이 몸을 풀어야 해 공을 받았다. 관중들의 함성과 선배님들의 집중력은 이제까지 내가 해 왔던 야구와는 전혀 다른 것이었다. 확실히 성장의 기회가 되었다"고 흥분어린 목소리로 답했다.
사촌형에 대한 이야기도 잊지 않았다. 김사훈의 사촌형은 롯데의 마무리 김사율이다. 김사훈은 "경기장에서는 다른 선배님도 보고 계시니 형님한테 꼬박꼬박 존대말을 써야 한다"면서 "그래도 형님이 장난도 많이 걸어 주신다. 그리고 좋은 말씀도 많이 해 주셔서 힘이 된다"고 말했다. 물론 언젠가는 1군에서 사촌형제가 배터리로 호흡을 맞추는 것도 꿈이란다.
포수로서 본인의 장기는 무엇일까. 만약 1군 무대에 나선다면 경기 후반 백업으로 나설 가능성이 크기에 무엇보다 안정적인 수비가 우선이다. 김사훈에게 자신있는 부분을 물어보니 한참 쑥스러운 듯 생각하다 "그래도 어깨 하나는 자신 있다"며 자신의 오른쪽 어깨를 매만졌다. 다만 "아직 타격쪽은 좀 약한 것 같다. 여기에 신경을 써야 할 것같다"며 웃었다.
김사훈에게 다가올 시즌은 기회다. 주전포수 강민호가 건재하지만 백업포수 장성우가 경찰청에 입대하기 때문이다. 이제 장성우의 공백을 놓고 김사훈은 경쟁을 벌여야 한다. 김사훈은 "우선 정식 선수가 되는게 우선"이라면서도 "(이)동훈이 형이 이번에 상무에서 제대하는데 실력이 많이 좋아졌다고 들었다. 겨울 동안에 열심히 훈련하고 스프링캠프 꼭 따라가서 코치님 눈에 꼭 들어가겠다"며 눈을 반짝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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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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