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프로야구를 빛낸 최고의 선수들이 한자리에 모인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최우수선수(MVP) 및 최우수 신인선수 시상식이 7일 서울 코엑스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열렸습니다. 이날 행사에는 2011년 프로야구를 가장 빛낸 별 중의 별 MVP는 물론이고 2군 무대인 퓨처스 리그에서도 부문별 최고의 자리에 오른 선수들까지, 그야말로 2011 프로야구를 총정리하는 축제의 장이었습니다.
그런데 수상자들 중 유독 눈에 띄는 선수들이 있었는데요. 삼성의 모상기(24), 김정혁(26), 배영섭(25)이 그 주인공들입니다. 이들은 바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고 장효조 삼성 전 2군 감독의 가르침을 받은, 이름하여 ‘장효조의 아이들’입니다.
'양신'의 만세타법 세리모니로 화제를 모은 모상기는 올시즌 타자 용병 라이언 가코를 대신하여 1군 무대에 깜짝 등장, 32경기 74타수 24안타 타율 1할8푼9리를 기록하는데 그쳤지만 24안타 중 강인한 인상을 남긴 4개의 홈런은 해외 용병보다 나은 경산 용병(?)으로서 야구팬들에게 자신의 존재를 각인시키기에 충분했습니다. 아쉽게도 상대팀의 전력분석을 뚫지 못하고 시즌 후반 다시 2군으로 내려갔지만 꾸준히 타격에 힘쓰며 올시즌 퓨처스 남부리그 최다 홈런과 최다 타점을 기록하며 수상의 영광을 안았습니다. 지병으로 본격적인 투병생활을 시작하기 직전까지 장 감독의 가르침을 가장 가까이에서 받은 모상기는 이제 고인의 생전 가르침을 자양분으로 삼아 내년시즌 더욱 더 성장하기 위한 출발선상에 서 있습니다.

또 올시즌 퓨처스 남부리그 수위타자 김정혁은 대학 졸업 후 상무에서의 군생활을 마치고 올해 신고 선수로 삼성에 입단했습니다. 입단 후에도 생전 현역시절 장 감독의 모습처럼 끊임없는 노력과 열정으로 퓨처스 리그에서 무려 0.418의 타율을 기록, 신고 딱지를 떼고 당당히 정식 계약에 성공했는데요. 야구에 임하는 태도와 노력은 이미 구단 내 소문이 자자하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중고 신인에서 올시즌 최고의 신인으로 거듭난 삼성의 톱타자 배영섭은 자타공인 고 장효조 감독의 가장 자랑스러운 유산입니다. 유신고-동국대를 졸업하고 2009년 2차 4라운드 전체 28순위로 삼성에 입단한 배영섭은 2009년부터 삼성의 스카우터로 활약한 장 감독이 직접 뽑아 이듬해 2군 타격 코치와 감독을 겸임하며 열정적으로 가르친 애제자입니다. 삼성의 톱타자로 맹활약을 펼치던 시즌 중반, 예상치 못한 손가락 인대 부상으로 잠시 2군에 내려온 배영섭에게 손가락의 상태를 물으며 제자의 부상을 걱정했던 장 감독의 일화는 일찍 세상을 떠난 그를 더욱 그리워지게 합니다.
배영섭은 신인왕 수상 후 가진 인터뷰에서 "장효조 감독님에게 많이 배웠다. 그분 덕분에 1군에 올라갈 수 있었다" 라고 감사의 마음을 밝히며 '너무 서두르지 말라'는 고인의 가르침을 이어받아 꾸준히 잘하는 선수가 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별이 되어 하늘로 떠난 고 장효조 감독의 정신은 이제 열심히 그라운드를 누비는 제자들에게로 이어졌습니다. 올시즌 두각을 나타낸 이들이 고인의 노력과 열정을 가슴에 품고 내년 시즌 어떤 활약을 펼칠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이민현 시민기자, 사진.모상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