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신인선수 선발 드래프트가 9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 힐튼 호텔에서 개최됐다. 올해 드래프트는 지난해 499명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많은 469명이 참가 신청을 했다. 하지만 드래프드는 매우 차가웠다. 즉시 전력 보강이 필요한 하위권 팀들을 제외하고는 특별한 선수 보강을 실시하지 않았다.
이날 드래프트 1순위 1번의 주인공은 대구. 승부조작을 비롯해 선수 수급에 어려움이 많은 대구는 올림픽 대표팀 수비수인 조영훈(동국대)를 선발했다. 이를 시작으로 각 구단은 모두 1순위서 선수를 선발했다. 경남은 내셔널리그 출신의 이완희를 선발했다.

그러나 2순위부터는 미지근했다. 구단의 차가운 반응은 드래프트서 그대로 나타났다. 잠재력을 갖춘 선수들은 여럿 있지만 각 팀의 구미를 당기는 대어급 선수들은 보이지 않았다. 드래프트에 나설 것 같았던 U-20 대표팀, 올림픽대표팀의 주전급 선수들이 모두 드래프트 참가 신청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올 시즌 드래프트가 어느 때보다 차가운 것은 바로 승강제를 위한 준비 때문. 내년부터 K리그는 현재의 시스템 대신 스플릿 시스템으로 운영된다. 이에 따라 늘어난 경기수로 인해 R리그(2군리그)를 폐지할 전망. 따라서 선수를 키우기 보다는 바로 써먹을 수 있는 즉시 전력감이 필요하다.
그러나 대어급 출신이 드래프트에 나서지 않아 이번에는 대거 지명을 하지 않은 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프로팀들은 번외지명을 통해 선수를 선발했다. 어차피 R리그 운영이 필요하지 않은 상황에서 굳이 많은 선수를 선발하기 보다는 번외지명을 통해 적은 금액으로 많은 선수를 선발하겠다는 것.
결국 이날 드래프트는 역대 최악의 드래프트가 됐다. 지금까지 가장 적은 인원이 선발된 것은 2007년의 95명. 그러나 선발 비율로 따진다면 지난 2009년의 35.5%(408명 중 145명)가 최소치였다. 2006년부터 시작된 드래프트는 지난해까지 평균 142명이 선발되어 39.1%의 지명률을 보였다.
이날 1~5라운드까지 16개 구단에 지명된 선수는 54명에 불과했다. 지난해 60명에 비해 더 줄었다. 하지만 전체적인 지명숫자는 비슷했다. 번외지명으로 선발한 선수들이 더 늘었기 때문이다. 번외지명이 40명. 각 구단 우선지명 선수(23명)까지 포함하면 469명 중 117명이 선발됐다. 25%의 선발률이다. 역대 가장 낮은 수치였다.
이날 드래프트에 참석한 모 구단 관계자는 "대학을 통해 나온 선수들 보다 연고지 우선 지명 선수들이 훨씬 능력이 좋다. 따라서 고민을 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선택할 수 있는 것은 바로 번외지명'이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드래프트가 얼마나 더 계속될지 결정된 것은 없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것은 있었다. 중요한 것은 선수 선발이 팀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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