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권두조 신임 수석 "수비·주루 세밀함 더할 것"
OSEN 박선양 기자
발행 2011.11.10 06: 30

"수비와 주루 등에서 세밀함을 보완할 예정이다".
정확히 10년 만의 귀환이다. 롯데 자이언츠는 지난 4일 권두조(60) 신임 1군 수석코치를 영입했다. 동시에 박정태 1군 타격코치, 윤학길 2군 감독을 선임하고 내년 시즌 비상을 위한 첫 단추를 채웠다.
9일 사직구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마무리훈련을 지켜보던 권 코치는 "고향 팀으로 다시 돌아오게 되어 감회가 새롭다"고 말문을 열었다. 권 코치는 1982년 롯데에서 선수생활을 시작한 뒤 롯데-한화-LG 코치와 부경고 감독을 역임하다 이번에 롯데로 돌아왔다. 지난 2001년 롯데 타격코치로 일하다 팀을 옮긴 이후 10년 만의 복귀다.

권 코치는 이번 겨울 롯데 전력보강의 키워드로 '세밀함'을 꼽았다. 무엇보다 플레이오프에서 SK에 패한 이유가 거기에 있다고 분석했다. 권 코치는 "플레이오프에서 세밀한 타격 대신 다들 홈런을 노리는 큰 스윙으로 일관했다"며 "상황에 맞는 스윙이 이뤄지지 않았다. 물론 기량이 뛰어난 타자들이지만 단기전에서는 세밀함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수비와 주루도 지적했다. 롯데는 올 시즌 외야 수비가 많이 안정되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106개의 실책을 기록, 1위에 오르는 불명예를 맛봤다. 권 코치는 "수비의 세기가 부족하지 않았나 싶다. 수비가 안정되어야 팀이 흔들리지 않는다"고 밝혔다.
권 코치가 모범으로 꼽은 사례는 1992년 롯데다. 당시 롯데는 팀 홈런 68개로 최하위에 그쳤지만 팀 타율은 2할8푼8리로 1위였다. 당시 팀 홈런 1위는 16개를 기록한 김민호였다. 장타는 부족했지만 적시적소에 터지는 안타와 탄탄한 수비, 마운드를 앞세워 우승을 차지했다. 권 코치는 "타선은 기복이 있다. 또한 큰 경기에선 상대 분석으로 막힐 가능성이 있다. 현재 롯데 타자들은 타 구단 선수보다 월등히 좋은 기량을 갖고 있는 만큼 조금만 더 세밀함을 더하면 강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성적에 대한 부담도 적지 않다. 롯데는 올 시즌 창단 30년 만에 처음으로 정규시즌 2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권 코치에게는 성적을 유지해야 한다는 사실이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다. 또한 에이스 장원준과 백업포수 장성우가 군 입대로 전력에서 빠졌고 주포 이대호는 일본 진출 가능성이 있다. 이에 대해 권 코치는 "전력이 좋을 때 들어와서 잘 하는 건 쉽다. 어려울 때 잘 하는 게 더 값지지 않겠냐"며 "주전 선수가 빠지며 전력 누수가 보인다. 공백을 최소화 하는 게 급선무"라고 진단했다.
일단 이대호는 잔류를 가정한다. 권 코치는 "이대호가 똑똑한 선수이기도 하고 롯데와 부산에서 자신의 위치를 알기에 남지 않겠나 싶다"라며 긍정적인 전망을 내 놓았다. 또한 장원준의 빈자리는 외국인선수가 채울 것으로 내다봤다. 권 코치는 "새로 영입될 외국인선수가 장원준의 공백을 채워주길 기대 한다"고 밝혔다.
권 코치가 고심을 하는 부분은 장성우의 빈자리인 백업포수다. 주전포수 강민호가 건재하지만 철인이 아닌 이상 적당한 휴식과 체력 안배가 필수적이다. 권 코치는 "백업포수는 다른 무엇보다 수비가 중요하다. 투수를 안심시키기 위해 블로킹이나 2루 송구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권 코치가 눈여겨보는 백업포수 후보는 신인 윤여운이다. 권 코치는 "윤여운을 겨울 동안 훈련시키며 지켜봐야 할 것 같다. 만약 기량이 기대만큼 올라오지 못한다면 트레이드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 시즌 후보 선수들의 분발도 요구했다. 권 코치는 "이제 3일 정도 훈련을 지켜봤지만 롯데에는 기량이 뛰어난 선수들이 많다. 특히 1군과 2군을 오가는 백업 선수들의 기량이 좀 더 올라와야 한다"면서 "이인구, 이승화, 손용석이 눈에 띈다. 그리고 신인 내야수 신본기 역시 가능성이 있어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선수들은 동기부여를 위해 채찍질보다는 칭찬이 필요하다. 백업들이 성장해야 롯데가 더 강해진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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