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드래프트서 울다 웃은 사연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1.11.10 07: 38

광주 FC가 신인선수 선발 드래프트서 울다가 활짝 웃었다.
지난 9일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는 2012 K리그 신인선수 선발 드래프트가 열렸다. 469명이 지원한 이번 드래프트에서는 현장 지명으로 94명, 클럽 우선지명으로 23명이 선발돼 총 117명의 선수가 상주 상무를 제외한 15개 구단에 선발됐다.
K리그 신인선수 선발 드래프트는 현장에서 추첨 순서가 결정되는 관계로 많은 구단들이 경우의 수를 짜온다. 각 구단들은 계획대로 될 가능성이 높은 상위 순위를 뽑기 위해 마음 속으로 염원한다. 특히 예산의 제한으로 수준급의 선수 수급이 원활하지 않은 시민구단들은 절실하다.

이번 드래프트에서는 대구 FC(1라운드 1순위)와 대전 시티즌(1라운드 5순위)이 상위 순위를 뽑아 자신들이 계획한 범위 안에서 선수를 수급할 수 있었다. 반면 인천(1라운드 9순위) 광주(1라운드 10순위) 강원(1라운드 12순위) 경남(1라운드 13순위)은 원하는 높은 순위를 뽑지 못해 추첨에 나섰던 관계자가 따가운 시선을 받았다.
광주의 경우가 더욱 그랬다. 광주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창단된 팀이라 선수층이 두텁지 못하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드래프트서 자신들이 원하는 선수를 뽑기를 원했다. 그러나 1라운드에서 10순위를 뽑으며 그 꿈은 좌절되는 듯 싶었다. 10순위를 뽑은 관계자는 구단의 다른 관계자들의 눈초리를 피해 다니기 정신이 없을 정도였다.
당초 광주는 최우선 영입 후보로 조영훈(22, 대구 1라운드 1순위)을 생각했다. 그러나 조영훈은 올림픽 대표팀의 수비수답게 15개 구단들 모두에게 1순위였다. 결국 광주가 실질적으로 생각한 후보는 이한샘(22)이었다. 중앙 수비를 책임지는 이한샘은 2009년부터 2011년까지 대학 선발로 뽑힌 유망주다. 
공격진에 박기동과 김동섭이라는 수준급의 선수가 있고 미드필더진에 강력한 신인상 후보 이승기가 버티는 광주에 가장 필요한 포지션이 중앙 수비였기 때문. 이한샘을 뽑기 위해서는 1라운드 5순위 안에 들어야 한다는 평가가 있었지만 광주의 현실은 10순위였다. 광주는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지만 광주의 간절한 마음에 행운이 따랐다. 앞선 순위의 구단들이 선수 한 명씩 지명할 때마다 광주 관계자들의 눈빛은 간절해졌다. '제발 이한샘은 뽑지 마라'고 마음속으로 외쳤다. 결국 1라운드 9순위 인천이 김주빈을 지명하자 광주는 자신들이 원하던 이한샘을 지목할 수 있었다. 대구를 제외한 8개의 구단들이 이한샘을 비켜간 셈이니 행운이나 마찬가지였다.
광주는 스리백을 기본 포메이션으로 삼는다. 그러나 광주의 선수층이 두텁지 않아 한 시즌 동안 중앙 수비를 보는 선수들은 고생이 많았다. 다치기라도 할 때에는 광주 최만희 감독의 주름살이 하나 더 늘었다. 그런 광주에 이한샘의 합류로 숨통이 트일 것이다. 이한샘으로서도 데뷔 시즌에 많은 기회가 주어질 광주에 지명된 것은 기량 발전의 발판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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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샘 / 광주 F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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