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은 있었으나 한 시즌을 통째로 쉰 적은 없다. 그것이 내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첫 프리에이전트(FA) 우선 협상을 앞두고 설레는 마음을 숨기지 못했다. 두산 베어스의 필승 계투로 활약했던 FA 정재훈(31)이 흡족하게 FA 협상을 마치고 다음 시즌을 준비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2003년 두산에 입단해 통산 386경기 29승 32패 121세이브 39홀드 평균자책점 2.82를 기록한 정재훈은 선발-중간계투-마무리를 두루 거치며 팀에 공헌했던 투수다. 2005년에는 30세이브를 올리며 구원왕 타이틀을 차지했으며 지난해에는 23홀드(1위)로 8개 구단 최고의 셋업맨으로 활약했다.

올 시즌에는 어깨 회전근 부상으로 고전했으나 45경기 2승 6패 8세이브 9홀드 2.87의 성적을 올렸다. 부진했다기보다 계투진의 전열 이탈이 많았던 팀 사정 상 뜻하지 않게 마당쇠 노릇을 해야 했다.
10일 신변정리를 위해 잠시 잠실구장을 찾은 정재훈은 첫 FA 우선 협상을 앞두고 "거의 모든 FA 선수들이 다들 원 소속구단에 제 가치를 인정받고 남고 싶어하지 않는가. 나 또한 그 마음이다"라고 밝혔다.
"다른 시즌이 끝난 뒤에는 긴장이 풀렸는데 지금은 오히려 더욱 긴장되고 설렌다"라고 밝힌 정재훈은 "그동안 내가 두산에서 해왔던 것에 대해 제대로 된 가치평가를 받고 싶다"라는 뜻을 재차 강조했다.
뒤이어 그는 "협상을 빨리 마무리짓고 푹 쉬고 싶다"라며 웃은 뒤 "8년 자격 기간을 충족시키면서 부상으로 인해 1~2달 가량은 쉰 적이 있어도 부상으로 인해 1년을 통째로 쉰 적은 없다. 비교적 꾸준했다는 것이 내 장점"이라고 이야기했다.
"만약 다른 팀과 협상을 한다고 해도 금액 등 조건에 큰 차이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생각하는 기준에 합당하게 맞는다면 계약이 순조롭게 이뤄질 것이라 예상한다. 일단 우선협상에 충실한 모습을 보이겠다. 다른 팀 유니폼이 내게는 잘 안 어울릴 것 같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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