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 질 수는 없다".
강동희 원주 동부 감독은 10일 저녁 원주치악체육관에서 열린 2011~2012 KB국민카드 프로농구 부산 KT와 경기를 앞두고 승리를 다짐했다.
지난 2일 KT에 68-76로 패해 1라운드 전승을 아깝게 저지당한 아픔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각오였다. 그 각오대로 결과는 정반대로 끝났다. 동부가 82-69로 일방적인 설욕에 성공했다.

동부는 신장의 우위를 잘 살렸다. 성공 확률이 높은 골밑 공격을 중심으로 KT를 잘 공략했다. 활발한 움직임을 보인 윤호영(18점 5리바운드)을 중심으로 로드 벤슨(15점 9리바운드)까지 제 몫을 충실히 해냈다.
골밑 공격이 살아나니 외곽까지 터졌다. 윤호영의 3점 슛을 시작으로 외곽 슛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황진원(13점, 3점 슛 3개)과 박지현(6점, 3점 슛 2개)까지 KT의 추격을 저지하는 한 방을 번갈아 쏘아댔다. 덕분에 동부는 지난 경기와 달리 주도권을 놓지 않았다.
강 감독이 "농구는 큰 팀이 유리하다. 작은 팀은 외곽에 올인할 수밖에 없지만, 우리는 안팎으로 공격 옵션이 많다. 만약 우리 팀이 외곽까지 터진다면 손쉽게 이길 것"이라던 설명 그대로였다.
반면 KT는 좀처럼 경기가 풀리지 않았다. 퇴출이 이미 확정된 외국인 선수 찰스 로드(20점 8리바운드)는 전창진 KT 감독의 우려대로 시작부터 범실을 쏟아냈다. 전반에만 반칙 3개를 기록하며 LG전 5반칙 퇴장의 악몽을 떠올리게 만들었다.
그나마 LG전에서는 조성민(3점)이 해결사 역할을 해내면서 극적인 승리를 거뒀지만, 이번에는 조성민도 침묵했다. 조동현(11점)이 홀로 외곽에서 분전했지만 아무래도 화력이 부족했다. 장기인 트랩 수비까지 꼬인 상황에서 답이 없었다.
동부도 3쿼터 3분48초를 남기고 박지현이 파울 트러블에 빠지며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동부는 그 위기를 높이로 이겨냈다. 김주성(13점 8리바운드)과 윤호영 그리고 벤슨이 모두 나서는 트리플 타워였다. 전반 침묵하던 김주성까지 공수에서 살아난 동부는 거침이 없었고 4쿼터 중반 74-51로 도망가면서 사실상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동부는 주전 전원을 벤치로 내렸고, 전창진 감독은 벤치에 털썩 주저 앉으며 패배를 시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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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