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습경기 쐐기포'넥센 오재일의 산전수전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1.11.11 06: 46

넥센 히어로즈의 오재일(25)은 많이 알려져있지 않지만 현대 때부터 팀을 지켜온 7년차 내야수다.
오재일은 2005년 입단 후 상무를 거쳐 2009년부터 백업 1루수로 뛰었다. 그러나 넥센에는 든든한 베테랑 1루수 이숭용(40)이 있었다. 그리고 조중근(29)이 이숭용의 백업 멤버로 출장했다. 오재일은 비록 1군보다 2군에 머무는 시간이 더 많았지만 꾸준히 자리를 지켰다.
이숭용이 올 9월 은퇴를 택했지만 여전히 1루 베이스는 그의 자리가 아니었다. LG에서 7월말 트레이드돼 온 박병호(24)는 거포 능력을 과시하며 단숨에 주전 1루수 4번타자로 자리잡았다. 장영석의 투수 전향으로 1루수 라이벌이 사라졌나 했지만 새로 나타난 더 큰 벽 앞에서 오재일은 다시 백업으로 돌아갔다.

그러나 그는 매일 타격 훈련과 함께 김성갑 수비코치와 1루 수비 특훈을 지속했다. 고된 훈련과 김 코치의 질책에 힘겨워하면서도 매일 특훈을 게을리하지 않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오재일은 9월 30일 목동 한화전에서는 7번 지명타자로 나와 7회 결승타를 때려내기도 했다.
오재일이 지난 10일 일본 미야자키현 휴가시에서 진행된 팀 마무리 훈련 도중 실시한 KIA 타이거즈와의 연습경기에서 팀이 4-0으로 앞선 6회 우월 3점 홈런을 쏘아올리며 팀의 10-2 완승에 쐐기를 박았다.
이날 1루수 4번타자로 선발출장한 오재일은 9회에도 적시타를 터뜨리며 이날 5타수 3안타 4타점의 타격감을 뽐냈다. 비록 연습경기였지만 올 시즌 홈런이 1개에 불과했던 그는 이날 쐐기포로 내년 전망을 밝게 했다.
시즌 후반 구슬땀을 흘리던 중 오재일은 "백업이라도 경기에 자주 나가고 싶다"며 "주전까지는 바라지 않는다. 팀이 이기는데 많은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는 소박한 바람을 나타냈다. 계속해서 쉽게 사라지는 기회 앞에서 좌절할 법도 하지만 그는 긍정적인 생각을 잃지 않았다.
188cm 95kg. 거포형 체격이지만 쉽게 올라오지 않는 타율에 '만년 유망주' 소리를 들어야 했던 오재일. 그러나 내년도 박병호가 버티고 있는 한 1루수 자리는 녹록치 않다. 오히려 오재일이 타격감만 살린다면 1루수 뿐 아니라 지명타자로 쓰임새가 높다. 내년에는 오재일이 어떤 스토리를 펼쳐나갈지 지켜봐야 할 듯 하다.
autumnbb@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