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이적생 신화를 쓰고 있는 '브롬박' 박병호(25, 넥센 히어로즈)는 역시 홈런타자였다. 경기장 밖에서도 초대형 장외 홈런을 쳤다.
박병호는 이지윤(29) 전 KBSN 야구 전문 아나운서와 백년 가약을 맺는다. 이 전 아나운서는 KFN국군방송 앵커를 거쳐 KBSN에서 야구 전문 아나운서로 재직하며 대표 야구 전문 프로그램인 ‘아이 러브 베이스볼(I Love Baseball'을 진행했다. 올 하반기부터 CJ오쇼핑으로 자리를 옮겨 MD로 재직하고 있다.
"막상 결혼을 앞두니까 준비할 게 많다"며 행복한 넋두리를 늘어 놓던 박병호는 "첫눈에 반한 그녀와 결혼까지 하게 되어서 너무 기쁘고 행복하다"며 웃었다.

지난 2005년 성남고를 졸업한 뒤 1순위로 LG 유니폼을 입은 박병호는 거포 내야수로서 엄청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LG에서 별다른 기회를 잡지 못하며 주전이 되지 못한 박병호는 2006시즌을 마치고 상무에 입대했다. 상무 시절 홈런왕을 차지한 그는 제대 후에도 LG에서 기회를 얻지 못하다 올 시즌 지난 7월 31일 넥센으로 트레이드 되면서 단숨에 넥센 4번타자가 됐다.
유니폼을 바꿔 입은 박병호는 올 시즌 66경기에 그쳤지만 2할5푼4리의 타율에 13홈런 31타점을 기록하며 내년 시즌에도 붙박이 4번타자를 보장 받은 상태다.
박병호는 지난 2009년 11월 연예인 야구 구경 갔다가 턱돌이 인터뷰를 하는 신부를 처음 봤다. 당시 그녀는 KBSN에서 아나운서였다. 그냥 보기만해도 좋았던 박병호는 2010년 2월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취재차 LG 캠프를 찾은 이지윤 아나운서를 봤다. 그러나 이때까지만 해도 멀찌감치 보기만하다 3월 시범 경기 동안 그녀에게 다가가 "장난이 아니고 진지하게 만나보고 싶다"며 "딱 한번만 만나고 판단해 달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렇게 며칠이 지나 연락이 왔고 2010년 4월 5일 첫 데이트를 시작했다. 첫 데이트 후 이 둘은 자연스럽게 연인 사이로 발전했다. 박병호는 "군대를 나왔다는 점이 내게 너무 매력적이었다. 정신력이 강해 보였고, 생활력도 좋았다. 내가 2군에 있는 시간이 많았지만 한결같이 나 하나만 바라봐줬다"고 말했다. 이 둘은 처음부터 진지하게 만난 덕분에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결혼 이야기가 나왔고, 양가 부모님의 허락까지 받고 올해 초부터 결혼식을 준비했다.
무엇보다 박병호는 이 아나운서에 비해 4살 연하다. 군대에서 계급도 박병호는 병장 제대인 반면 이 아나운서는 장교(중위)였다. 박병호는 "나랑 계급이 다르다"며 웃은 뒤 "여자친구가 연상이라서 도움되는 부분이 많았다. 연상이고 계급도 높지만 나한테서 만큼은 아이 같다"며 좋아했다.

박병호는 지난 4월 열애설이 터지면서 곤혹스러워했다. 그는 "생각도 안하고 있는데 열애 사실이 밝혀지면서 살짝 당황했는데 오히려 알려지고 나니까 더 편하더라. 그 이후에 더 책임감을 갖고 행동할 수 있었다"고 말한 뒤 "야구 선수도 어차피 결혼해야 한다. 나는 그 순간을 놓치고 싶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제 정확히 한 달 뒤면 한 여인의 남편이자 가정의 가장이 되는 박병호는 "나이는 어리지만 항상 집에서 듬직한 남편이 되고 싶다. 그리고 야구도 열심히 해서 나 때문에 방송 일도 그만하고 직장을 옮긴 신부의 위상도 올려주고 싶다"고 다짐했다.
올해 이적 후 발전된 모습을 보인 박병호는 이제 타석에서 자신감이 많이 생겼다. 이 때문에 내년과 내후년이 더 중요하다. 이제부터는 상대 투수들이 더 적극적으로 승부를 걸어올 것인 만큼 단점 더 보완해야 한다. 더불어 가장이라는 책임감을 얻었으니까 좀 더 잘해야 한다. 그래서 그는 내후년에는 홈런왕을 경쟁하는 선수가 되겠다는 목표까지 세웠다.
오는 12월 10일 오후 12시 서울 삼성동 웨딩의 전당에서 이 씨와 백년가약을 맺을 박병호는 "야구 선수에 대해서 안다고 생각하고 만났는데 막상 만나보니까 야구 때문에 챙겨주지도 못했다. 내 몸 관리 하느라 배려도 부족했다. 앞으로 그럴 일들이 더 많고, 함께 있는 시간보다 떨어져 있는 시간이 많을 수도 있는데 같이 있을 때는 최고의 신랑이 되겠다. 항상 고맙다"며 사랑을 표시했다.
박병호는 4박6일 동안 하와이로 신혼 여행을 다녀온 뒤 현재 살고 있는 신도림에서 신접 살림을 차린다. 주례는 하일성 KBS 해설위원이 맡고, 축가는 김기홍 KBS 아나운서와 아내의 직장 동료들이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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