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권 다툼으로 비쳐질까 걱정이다".
위기에 봉착한 프로야구선수협의회를 살리기 위해 현역 선수들이 직접 나섰다. 프로야구 각 구단 고참 및 대표선수들은 지난 10일 대전역사 회의실에서 긴급 회의를 갖고 집행부 사퇴에 의견을 모았다. 14일 선수협과 만나 최종 결론을 내릴 계획이다.
그런데 이 자리에 선수협 초대 대변인으로 활약했던 강병규(39, 전 두산-SK)가 예고없이 깜짝 등장했다. 강병규 외에도 선수협 창설 멤버였던 전 OB-삼성 포수 출신 김광현(40)도 함께 했다.

강병규는 "흙탕물 싸움이 되어서는 안 된다. 전현직 사무총창의 이권 다툼으로 변질될까 걱정된다"며 "1년 전부터 트위터 등을 통해 이야기한 것도 관심을 갖게끔 하기 위해서였다. 다들 이렇게 관심을 갖고 진심을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그는 선수들의 동의 아래 김광현과 함께 의견을 피력하는 시간도 가졌다.
회의 후 강병규는 "선수협 문제에 대해 선수들이 생각보다 많이 알고 있다. 많은 관심을 보여 다행으로 생각한다"며 "이번 기회에 투명하고 현실적으로 선수협을 싹 바꿔야 한다. 선수들을 위해 모인 단체인데 선수들이 불만이 있으면 바뀌어야하지 않겠나"라고 힘줘 말했다.
이어 그는 "흙탕물 싸움으로 물고 늘어져서는 안 된다. 선수들의 연봉으로 운영되는 곳이 바로 선수협이다. 그런데 횡령 비리 혐의를 받고 있는 선수협 간부가 지금도 선수들의 연봉으로 월급을 받고 있다. 선수들의 피 같은 돈으로 그들에게 연봉이 나가고 있다. 이건 정말 피를 토할 일"이라며 안타까워했다.
지난 1991년 OB에서 데뷔한 강병규는 2000년 SK를 끝으로 프로 선수생활을 마감했다. 1999년말 초대 대변인으로 활약하며 선수협 산파 역할을 맡았다. 최근 그는 트위터를 통해 선수협 문제에 대해 끊임 없이 지적했고, 이날 선수들의 긴급 모임에까지 모습을 드러내는 열성을 보였다.
의견 피력 후 회의장 밖으로 나온 강병규는 회의 결과가 나올 때까지 자리를 뜨지 않으며 깊은 관심을 내비쳤다. 그는 "선수협이 정상적으로 잘 운영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라며 "대국민 토론이라도 하고 싶다"고 할 정도로 선수협 비리 척결과 정상화에 열의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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