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원주, 황민국 기자] "선수들이 로봇이라고 생각하나?".
전창진 부산 KT 감독은 요즈음 말을 아끼고 있다. 찰스 로드를 혼내는 모습이 TV 카메라를 통해 공개되면서 팬들의 비판을 받았던 탓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자숙밖에는 없다는 생각이었다.
그런 전 감독이 지난 10일 원주 동부전을 앞두고 폭발했다. 경기 스케줄 및 이동 거리에 대한 불만이었다. 6일 안양 인삼공사전을 시작으로 8일 창원 LG전, 10일 원주 동부전까지 모두 원정으로 치르면서 정상적인 경기력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전 감독은 "개막전부터 25일간 13경기를 치르고 있다. 경기 간격 자체가 너무 빽빽하게 돌아간다. 경기를 치르는 장소까지 종잡을 수 없다. 이런 경험은 처음이다. 정신력만으로 이기라고 할 수는 없지 않는가? 컨디션을 조절해야 경기를 치를 수 있다. 나는 로봇을 데리고 경기를 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전 감독의 우려는 경기 내용에서 오롯이 드러났다. KT는 많이 움직이는 것이 모토다. 특히 동부처럼 높이를 갖춘 팀을 상대로는 한 발 더 움직여야 한다.
그러나 KT는 잦은 경기에 움직일 수 없는 힘을 잃은 상태였다. 덕분에 2일 홈에서 76-68로 이겼던 동부에 69-82로 완패했다. 만약 동부가 4쿼터 5분여를 남기고 주전을 모두 벤치로 내리지 않았다면, 점수 차이는 20점 이상으로 벌어질 수도 있었다.
전 감독은 "선수들이 코트에 서 있다는 사실만으로 고맙다. 오늘 경기는 감독 입장에서 뭐라고 말할 수 없는 경기였다. 동부를 상대로 이기려면 더 많이 뛰어야 하는데 지금 일정으로는 무리다"라면서 KBL의 이해할 수 없는 스케줄에 대해 불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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