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왕 목표' 최재훈, "나도 (양)의지형처럼"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1.11.11 11: 33

"(양)의지형도 경찰청 제대하고 첫 시즌 신인왕 타이틀을 받았잖아요. 저도 그 길을 걷고 싶습니다".
군 입대 전보다 자신감이 부쩍 높아졌고 웃는 모습도 더욱 많아졌다. 경찰청에서 2년 간 기량이 수직상승한 포수 최재훈(22. 두산 베어스)이 2년 선배 양의지처럼 신인왕에 도전하고 싶다는 바람을 이야기했다.
덕수고를 졸업하고 지난 2008년 두산에 신고선수로 입단했던 최재훈은 고교 시절 최고 강견으로 꼽히던 포수였다. 당초 단국대 진학이 유력했으나 막판 진로를 급선회하며 두산 신고선수로 입단한 최재훈은 2년 간 2군에서 기량을 닦은 뒤 2009년 말 경찰청 입대했다.

그리고 올 시즌 최재훈은 2군 북부리그서 3할3푼 16홈런 79타점으로 활약하며 타점왕좌에 올랐다. 지난 7일 시상식에서 최재훈은 "다음 시즌 신인왕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는 당찬 포부를 밝히기도.
"그 멘트가 방송으로 나가고 친구들이 계속 그 이야기 했어요. '야, 지키지도 못할 약속은 하지 말라고'.(웃음) 군대를 빨리 다녀온 것이 확실히 도움되는 것 같아요. 이제는 정말 야구만 잘하는 데 집중할 수 있으니까요".
경찰청 포수 최재훈은 유승안 감독과 이경환 배터리코치의 지도 속에 급성장세를 탔다. 포수 출신인 유 감독은 최재훈에게 따끔하고도 애정 어린 조언을 아끼지 않으며 그를 경찰청 주전 포수로 키워냈다.
"처음 입대했을 때 유 감독께서 블로킹 할 때 고개가 들리고 타격 시 팔스윙이 지나치게 크다는 점을 지적하셨습니다. 특히 우규민(LG) 선배와 호흡을 맞추면서 블로킹의 필요성을 확실히 느꼈고 떨어지는 원바운드성 변화구를 제대로 받아내고자 노력했어요. 타격 때는 손목을 이용하고자했고 웨이트 트레이닝도 하면서 힘도 많이 키웠습니다".
최재훈은 파나마 야구 월드컵서 생애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았다. 비록 이탈리아전 홈런 밖에는 커다란 족적이 없었으나 많은 관중 앞에서 경기를 뛰었다는 자체가 최재훈에게는 큰 자극제가 되었다.
"거기서는 수비 실수도 많았고 타격도 잘 안 맞아서 아쉬웠어요. 그래도 이탈리아전에서 홈런 쳤을 때는 정말 기분 좋더라고요. 관중들이 많은 데서 홈런을 쳤기 때문인지 저도 모르게 손을 번쩍 들면서 다이아몬드를 돌게 되더라고요. 다른 국가 선수들을 보면서 수싸움에서도 한 번 더 생각해보게 되고. 큰 경기를 치르고 나니 정말 야구가 더욱 재미있어 졌습니다".
다음 시즌 입단하는 대졸 신인들은 최재훈의 동기생들이다. 신고 선수로 계약금 없이 입단한 것이 아쉽기는 해도 병역 의무를 마치고 야구에 전념하겠다는 각오로 1군에 도전하게 된 최재훈. 그는 경찰청-팀 2년 선배 양의지의 모습을 보며 1군 풀타임리거의 꿈을 키우고 있다.
"의지 형이 경찰청을 제대하고 나서 첫 시즌 정말 대단한 활약을 펼치면서 신인왕이 되었잖아요. 저도 경찰청 출신인데다가 의지형이랑 딱 2년 차이고. 저도 의지형이 밟았던 길을 따라가고 싶어요. 신인왕 목표에 대해 친구들한테는 놀림당하기는 했지만 저도 그에 도전하겠다는 이야기를 할 수 있을 만큼 많이 노력했습니다".
"힘도 좋아지고 컨택 능력이 성장하며 이제는 찬스가 왔을 때 '할 수 있다, 재미있다'라는 생각이 먼저 든다"라며 웃은 최재훈. 그는 "반드시 1군에 살아남아 풀타임 선수로 자리잡고 싶다"라는 뜻을 밝혔다.
'연습생 신화'를 써내려 간 선수들은 장종훈(한화 코치), 손시헌, 김현수(이상 두산), 이대수(한화) 등이 있으나 정작 신고선수 출신으로 신인왕이 된 케이스는 국내 무대에서 아직 탄생하지 않았다. 신고선수로 입단한 뒤 5년 째를 맞는 최재훈은 사상 최초 '신고선수 출신 신인왕'의 꿈을 꾸고 있다.
farinelli@osen.co.kr
두산 베어스 제공.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