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진, 날개를 활짝 펼치지 못한 이유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1.11.12 11: 23

서정진(22, 전북)이 평소와 같은 날카로운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서정진은 11일(이하 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 알 라시드 스타디움서 열린 UAE와 2014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예선 4차전서 선발 출전했지만 공격 포인트를 올리는 데에는 실패했다. 서정진은 후반 33분 이근호와 교체됐고, 한국은 이근호와 박주영의 연속골에 힘입어 UAE에 힘겹게 2-0 승리를 거뒀다.
이날 서정진은 선발로 출전해 오른쪽 측면 공격수로 기용되어 지동원, 박주영과 호흡을 맞추었다. 조광래 감독은 최근 '물이 올랐다'는 평가를 받는 서정진의 날카로운 돌파를 이용해 측면에서의 공격에 활기를 불어 넣겠다는 생각이었다.

그러나 서정진은 조광래 감독의 기대에 미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1차적으로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닌 것으로 보였다. 특유의 날카로운 돌파는 전혀 나오지 않았다. 게다가 UAE의 밀집 수비에 침투할 공간이 없었다는 것도 문제였다. 좀처럼 기회가 생기지 않았다. 또한 볼 배급이 없다 보니 동적인 움직임보다는 정적인 모습을 보여줄 수밖에 없었다.
사실 대표팀은 중원에서 기성용이 좌우 측면은 물론 전방으로 날카로운 패스를 찔러주어 공격의 실마리를 만들었다. 그렇지만 이번 중동 원정 2연전에는 기성용이 건강 이상으로 불참했다. 조광래 감독은 홍정호를 기성용의 빈 자리에 공백하며 수비적으로는 성공을 거뒀지만, 중원에서 연결되는 패스를 잃으며 공격에서 활로를 잃고 말았다.
오른쪽 풀백으로 복귀한 차두리의 존재도 서정진에게는 마이너스였다. 서정진은 차두리가 공격적인 모습을 지속적으로 보여주다 보니 수비에 좀 더 신경을 써야했다. 서정진이 좋은 모습을 보였던 폴란드와 친선경기(2도움), UAE와 예선 3차전(1도움)에서 우측 풀백에 수비력이 뛰어난 이재성과 최효진이 기용된 것과 달랐던 것.
서정진의 소속팀 전북에서는 좌우 측면에 박원재와 최철순이라는 공·수 밸런스를 갖춘 풀백이 있다. 공격 가담이 빠른 만큼 수비 전환도 그 이상이다. 박원재와 최철순이 오버래핑을 나섰다고 해도 측면 공격수들이 수비에 크게 신경을 쓸 필요가 없게 된다. 서정진이 신경써야 할 대표팀과 전북의 차이점이었다.
정상이 아닌 컨디션, 기성용의 부재로 인한 원활하지 않은 볼 배급, 그리고 측면에서 수비 가담에 대한 압박감이 지난달과는 다른 서정진의 모습을 유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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