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국가대표팀이 UAE와 경기서 고전했다. 여러 가지 분석이 나오고 있지만 해외파에 대한 인식 변화가 절실하게 느껴지는 한 판이었다.
조광래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지난 11일(이하 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 알 라시드 스타디움서 열린 2014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예선 B조 4차전 UAE와 경기서 2-0으로 이겼다. 한국은 UAE와 역대 전적서 11승 5무 2패를 기록했다. 한국 3승 1무로 조 1위를 굳건히 지켰고 UAE는 4패를 기록했다.
기성용(셀틱)이 빠진 조광래호는 시작부터 삐걱거렸다. 중원에서 UAE의 압박에 막혀 하프라인을 넘기가 버거웠고 전반서는 실망스런 모습을 보였다. 해외파들의 경기 감각이 떨어지면서 오히려 UAE에게 기회를 내주고 만 것.
그동안 조광래 감독은 해외파에 대해 굉장히 긍정적인 입장을 내놓았다. 유럽무대에서 활약하는 것이 대표팀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 하지만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선수들은 제 역할을 펼치지 못했다.
전반서 함께 출격했던 박주영(아스날) 지동원(선덜랜드) 구자철(볼프스부르크) 등은 경기 감각이 완전치 못했다. 최전방에서 공격을 펼쳐야 할 선수들의 플레이가 완전하지 못하자 고전하는 모습이 그라운드서 그대로 나타났다.
상대 수비보다 빠른 템포를 통해 경기를 풀어가야 하는 공격진이지만 상대 압박에 흔들려 패스 성공률도 떨어졌고 오히려 반격을 허용하기도 했다. 평범한 템포조차 유지하지 못하면서 스피드에 무감각해 짐이 경기중 보여졌다.
하지만 후반서는 달라졌다. 대표팀 차출 논란이 있었지만 소속팀에서 경기에 나서면서 컨디션을 끌어 올렸던 손흥민과 J리그판 '닥공(닥치고 공격)'을 펼치는 감바 오사카의 이근호가 투입되면서 공격이 서서히 페이스를 찾기 시작했다. 또 K리그 신인 이승기도 광주서의 활약을 선보이면서 후반서 보여준 경기력의 변화를 이끌었다.
이날 경기에 드러난 것처럼 해외파에 대한 대표팀의 인식 변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그동안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영표(무적) 등 해외에서 뛰던 선수들도 팀 내 붙박이 주전은 아니었지만 교체로라도 경기에 꾸준히 출전하면서 감각을 익혔던 선수들이다.
반면 박주영의 상황은 좋지 않다. 정규 리그에는 나서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고 구자철의 경우에도 거의 벤치만 지키며 이적설이 나올 정도. 따라서 경기에 확실히 나서지 못하는 이상 대표팀에서도 자신이 가진 모든 경기력을 보여주기에는 컨디션이 떨어졌다고 볼 수밖에 없다.
조광래 감독도 분명 이를 잘 알고 있다. 이미 박주영에 대해서 한 차례 경고를 한 바 있기 때문이다. 해외파에 대한 철저한 분석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10bird@osen.co.kr
